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낭송 문동만) 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낭송 문동만) 자면서도 입 벌린 것들 넷이 누우면 요강단지 하나 모시지 못할 안방에 저 두 발도 내 발이요 저 두 발도 내 발이고 또 저 두 발도 내 발인 식구들이 그야말로 밥 먹는 입들이 모로 누워 뒹굴며 이불을 패대기치며 잠 깊다 자면서도 입 벌.. 시와 憧憬 2013.04.02
섬에서 / 나태주 섬에서 나태주 그대, 오늘 볼 때마다 새롭고 만날 때마다 반갑고 생각날 때마다 사랑스런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풍경이 그러하듯이 풀잎이 그렇고 나무가 그러하듯이. 출처 / ☜ 클릭 시와 憧憬 2013.03.31
김경미, 「봄, 무량사」(낭독 채세라) 김경미, 「봄, 무량사」(낭독 채세라) 무량사 가자시네 이제 스물몇살의 기타소리 같은 남자 무엇이든 약속할 수 있어 무엇이든 깨도 좋을 나이 겨자같이 싱싱한 처녀들의 봄에 십년도 더 산 늙은 여자에게 무량사 가자시네 거기 가면 비로소 헤아릴 수 있는 게 있다며 늙은 여자 소녀처.. 시와 憧憬 2013.03.25
문정희, 「먼 길」(낭송 황혜영) 문정희, 「먼 길」(낭송 황혜영) 문정희, 「먼 길」 나의 신 속에 신이 있다 이 먼 길을 내가 걸어오다니 어디에도 아는 길은 없었다 그냥 신을 신고 걸어왔을 뿐 처음 걷기를 배운 날부터 지상과 나 사이에는 신이 있어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뒤뚱거리며 여기까지 왔을 뿐 새들은 얼마나 가.. 시와 憧憬 2013.03.04
[시조] 연필을 깎다 - 오종문 연필을 깎다 - 오종문 뚝! 하고 부러지는 것 어찌 너 하나뿐이리 살다 보면 부러질 일 한두 번 아닌 것을 그 뭣도 힘으로 맞서면 부러져 무릎 꿇는다 누군가는 무딘 맘 잘 벼려 결대로 깎아 모두에게 희망 주는 불멸의 시를 쓰고 누구는 칼에 베인 채 큰 적의를 품는다 연필심이 다 닳도록 .. 시와 憧憬 2013.03.01
육근상, 「가을 별자리」(낭송_ 조동범) 육근상, 「가을 별자리」 단풍나무는 벌겋게 취해 흥청거리고 손가락 닮은 이파리들이 오를 대로 올라 색(色)기 부리고 있네 살짝 일렁이는 물바람에 목젖 다 드러내며 자지러지는 딸아이 봉숭아빛 입술 뜨거워지고 종아리 굵어졌으니 품에서 내려놓아야 할 때 겨울나려면 좀 더 비워둬.. 시와 憧憬 2013.02.25
못을 뽑으며 - 주창윤 못을 뽑으며 - 주창윤 이사를 와서 보니 내가 사용할 방에는 스무여 개의 못들이 필요 이상으로 박혀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어디에라도 못을 박는 일 내가 너에게 못을 박듯이 너도 나에게 못을 박는 일 벽마다 가득 박혀 있는 못들을 뽑아낸다. 창 밖으로 벽돌지고 가는 사람들도 .. 시와 憧憬 2013.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