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시 모음> 김재진의 '장마' 외 <장마 시 모음> 김재진의 '장마' 외 + 장마 햇볕에 말리고 싶어도 내 마음 불러내어 말릴 수 없다. 더러우면서도 더러운 줄 모르는 내 마음의 쓰레기통 씻어내고 싶어도 나는 나를 씻어낼 줄 모른다. 삶이란 하나의 거대한 착각 제대로 볼 수 없어 온몸이 아프다. (김재진·시인, 1955-) + .. 시와 憧憬 2013.08.03
김성규, 「해열」(낭송 김성규) 김성규, 「해열」(낭송 김성규) 김성규, 「해열」 소태나무에 홍학이 내려앉는다 잎사귀가 하늘에 긁힐 때 구름이 붉게 물든다 나무 꼭대기에 지어진 둥지 맨살의 새끼들 소리 없이 둥지 아래로 떨어진다 가난이 재난을 찾아가듯 재난이 가난을 찾아내듯 자고 일어나면 병이 깊어지는 아.. 시와 憧憬 2013.07.30
고은, 「어느 노동자」(낭송 장인호) 고은, 「어느 노동자」(낭송 장인호) 드물고 드문 일이었다 애꾸눈인 그는 벽돌 한 판을 찍어내는데 30분이 걸렸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몇 번인가 다시 찍었다 잠바 입은 사장이 내쫓았다 그는 혼자 벽돌을 찍기 시작하였다 그 벽돌은 잘 팔렸다 드문 일이었다 그는 벽돌 한 장 쌓는데 10분.. 시와 憧憬 2013.07.22
이이체, 「이산(離散)」(낭송 이이체) 이이체, 「이산(離散)」(낭송 이이체) 나비의 날개에서 봄이 접힌다. 휘몰아치는 나선계단의 말미에 붉게 빛나는 대문이 있다. 등(燈) 대신 피를 밝혀놓은 문설주, 바닥엔 낮잠을 깨운 기와가 즐비하다. 열린 문틈으로 노랗게 익은 마당이 펼쳐지고, 원근법으로 늘어진 시절이 덩그러니 누.. 시와 憧憬 2013.07.15
박성준, 「수증기」(낭송 박성준) 박성준, 「수증기」(낭송 박성준) 내일 오후, 애인이 떠나면서 선물한 벽지로 그는 도배를 할 것인가 그들은 서로에게 던지는 평서문에 대해 고민을 하는가 선량하다 이악스럽다 해맑게 억세다 삐뚤빼뚤 피가 흐른다? 무슨 말을 시작해야 좋을까 다정한 주름 밖으로 성대를 잘라낸 개처.. 시와 憧憬 2013.07.09
류시화, 「모란의 연(緣)」(낭송 신혜정) 류시화, 「모란의 연(緣)」(낭송 신혜정) 어느 생에선가 내가 몇 번이나 당신 집 앞까지 갔다가 그냥 돌아선 것을 이 모란이 안다 겹겹의 꽃잎마다 머뭇거림이 머물러 있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가끔 내 심장은 바닥에 떨어진 모란의 붉은 잎이다 돌 위에 흩어져서도 사흘은 더 눈이 아.. 시와 憧憬 2013.07.02
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1」 중에서 이태원, 「현산어보를 찾아서 1」중에서 (낭독 유성주 문형주) 날치가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비결은 무엇보다도 날개 모양으로 발달한 커다란 가슴지느러미에 있다. 정약전은 이것을 새의 날개와 같다고 표현했다. 날치는 꼬리로 수면을 강하게 쳐서 몸을 공중에 띄운 다음, 지느러미.. 시와 憧憬 2013.0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