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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이 들려주는 클래식] <24> 사건을 서술하는 음악- 이흥렬의 바우 고개

[시인이 들려주는 클래식] 사건을 서술하는 음악- 이흥렬의 바우 고개 서영처 계명대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 문학에서 서사란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서술하는 방법이다. 한마디로 줄거리를 말한다.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문학의 장르에서 이야기를 담는 것은 쉽지만 음악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담을 수 있을까? 발라드(ballade)는 음악에 의한 이야기를 뜻한다. 클래식 음악에서 대표적인 발라드는 괴테의 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마왕(Erlkönig)'이다. 슈만의 '두 사람의 척탄병'도 성악곡이지만 발라드에 해당한다. 기악의 발라드는 구성이 체계적이고 더 깊은 서사와 감정을 담는다. 쇼팽의 발라드 4곡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랍소디(Rhapsody)는 민족성이 짙게 혼합된 서사를 들려준다. 리스트의 '헝..

風磬 小理 2023.06.27

이수명의 시배달 - 임지은,「론리 푸드」

이수명의 시배달 - 임지은,「론리 푸드」 https://youtu.be/cFplep8-yHI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 임지은의 「론리 푸드」를 배달하며 어떤 음식이 론리 푸드일까. 혼자서 먹는 음식일 수 있고, 외로운 상태에서 먹는 음식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외로움 자체가 바로 론리 푸드일 수 있다. 즉 외로움을 먹는 것이다. “식초에 절인 고추/한입 크기로 뱉어낸 사과/그림자를 매단 나뭇가지/외투에 묻은 사소함”은 모두 론리 푸드이다. 나는 그 외로움의 형태들을 하나씩 흡수한다. 집안 곳곳에, “고개를 돌리면/한낮의 외로움이 순서를 기다리며 서 있다”. 바라보면 모두 론리 푸드인 것이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배가 부르니까/천천히 먹기로 한다”고 할 때..

시와 憧憬 2023.05.27

[시인이 들려주는 클래식] <23> 인물을 묘사하는 음악-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시인이 들려주는 클래식] 인물을 묘사하는 음악-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 서영처 계명대 타불라라사 칼리지 교수 *에그몬트 백작. 서영처 교수 제공 역사상 괴테(1749-1832)의 작품만큼 음악으로 많이 만들어진 예는 드물 것이다. 당대와 후대의 수많은 음악가들이 괴테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성악곡, 독주곡, 실내악곡, 오페라, 오라토리오, 관현악곡 등을 썼지만 멘델스존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괴테의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심지어 베토벤(1770-7827)이나 슈베르트(1797-1828)까지도. '에그몬트'(Egmond·1522-1568)는 실재인물로, 16세기 중엽 스페인의 압제에서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분투하던 네델란드의 군인이자 정치가이다. 괴테는 독립운동가 에그몬트 백작의 영웅적 삶에 감명을..

風磬 小理 2023.05.27

이승우의 문장배달 - 천운영,「내 다정한 젖꼭지」

이승우의 문장배달 - 천운영,「내 다정한 젖꼭지」 https://youtu.be/H6QEJP1jOMo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 천운영의「내 다정한 젖꼭지」 를 배달하며 임종의 순간에, 그 자리에 같이 한 사람들이 느끼는 ‘한몸’ 같은 유대감에 대해 다른 말을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유대감이 죽음의 순간을 함께할 때만 생기는 것은 아니다. 어떤 순간이든 ‘함께함’이 유대감의 요인이다. 무슨 일이든 함께할 때 서먹함이 사라지고 낯섦이 물러난다. 특히 격렬한 감정이 동반되는 일을 할 때 우리는 ‘한몸’이 된 것 같은 느낌에 사로잡힌다. 격렬한 감정에서 발산되는 어떤 에너지가 끈처럼 참여한 사람들을 묶기 때문일 것이다. 가령 한 팀이 되어 경기를 하거나 응원할 때 ..

책 한누리 2023.05.20

이수명의 시배달 - 김학중,「판」

이수명의 시배달 - 김학중,「판」 https://youtu.be/6M7H-yLlJFw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문학광장' 누리집 개편 관계로 이승우의 문장배달 (이장욱-「에이프릴 마치의 사랑」, 2023.05.04호)과 이수명의 시배달(김학중-「판」,2023.05.11호)이 함께 발송되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김학중의「판」을 배달하며 숙소와 집은 다르다. 숙소가 일시적으로 머무는 곳이라면 집은 육체적, 정신적 휴식처다. “우리가 묵어온 모든 자리가/서로 다른 장소였다 할지라도/단 하나의 집이라고 생각하니 따듯했다”에서 알 수 있듯, 아내와 나는 집이 아니라 다른 숙소에 머물러 있다. 다른 곳에서 하나의 집을 생각한다. “그녀가 하루의 노동을 마치고 잠드는 곳에..

시와 憧憬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