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644] 굳고 곧은 갈매나무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아오야마 학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백석은 1936년 함흥 영생여고 영어교사로 부임했다.(왼쪽) 조선일보에서 발행한 월간지 '여성' 3권3호(1938년3월)에 실렸던 백석 시 '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삽화는 당대의 전설적 삽화가·장정가이자 출판미술의 개척자인 정현웅의 그림이다. 백석의 시 ‘남신의주 유동 박시봉방(南新義州柳洞朴時逢方)’은 쓸쓸한 시다. 남신의주 유동의 박시봉이란 목수 집 문간방에 부쳐지낼 때 썼다. 삿(삿자리)을 깐 추운 방에 틀어박혀 슬픔과 한탄 같은 것들이 모두 앙금이 되어 가라앉을 때쯤 해서 창호문을 치는 싸락눈 소리를 듣다가 그는 이렇게 되뇐다. “나는 이런 저녁에는 화로를 더욱 다가 끼며, 무릎을 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