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김정환, 「절망에 대해서」(낭송 황규관) 김정환, 「절망에 대해서」(낭송 황규관) 김정환, 「절망에 대해서」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눈도 없고 귀도 없고 발설의 입도 없고 다만 나는 아직도 어두운 밤 뒷골목에서 뒤에서(혹은 앞에서) 오는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두고 차분히 걷지 못한다. 돌아보면 자동차 헤드라이트는 내 왜소한 그림자를 삽.. 시와 憧憬 2011.01.10
송찬호, 「관음이라 불리는 향일암 동백에 대한 회상」(낭송 홍서준) 송찬호, 「관음이라 불리는 향일암 동백에 대한 회상」(낭송 홍서준) 송찬호, 「관음이라 불리는 향일암 동백에 대한 회상」 무릇 생명이 태어나는 경계에는 어느 곳이나 올가미가 있는 법이지요 그러니 생명이 탄생하는 순간에 저렇게 떨림이 있지 않겠어요? 꽃을 밀어내느라 거친 옹이가 박인 허리.. 시와 憧憬 2011.01.03
[스크랩] 함민복, 「원(圓)을 태우며」(낭송 김근) 함민복, 「원(圓)을 태우며」(낭송 김근) 함민복, 「원(圓)을 태우며」 불타는 나무토막이 불꽃으로 푸르던 시절 제 모습을 그려본다 불꽃으로 뿌리내렸던 산세를 떠올려 본다 살며 쪼였던 태양빛을 토하며 조밀한 음반 기억의 춤 나이테를 푼다 새의 날개짓 활활 눈비바람 꺼내 불바람 흔들림에 대한 .. 시와 憧憬 2010.12.27
[스크랩] 신덕룡, 「만월」(낭송 박경찬) 신덕룡, 「만월」(낭송 박경찬) 덕룡, 「만월」 밀반죽 한덩이로 팔천 가닥의 면발을 뽑아내는 사내가 있다. 반죽을 치대고 늘이고 꼬고 두들기며 가업을 이은 지 이십여 년. 투박한 손긑에선 거미줄 같은 면발이 흘러나왔다. 차지고 질긴 면발 가닥 가닥엔 엉겨 붙은 삶의 옹이를, 옹이의 속살까.. 시와 憧憬 2010.12.20
고재종, 「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낭송 박후기) 고재종, 「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낭송 박후기) 고재종, 「나무 속엔 물관이 있다」 잦은 바람 속의 겨울 감나무를 보면, 그 가지들이 가는 것이나 굵은 것이나 아예 실가지거나 우듬지거나, 모두 다 서로를 훼방놓는 법이 없이 제 숨결 닿는 만큼의 찰랑 한 허공을 끌어안고, 바르르 떨거나 사운거리.. 시와 憧憬 2010.12.13
[스크랩] 박주택, 「국경」(낭송 박주택) 박주택, 「국경」(낭송 박주택) 이웃집은 그래서 가까운데 벽을 맞대고 체온으로 덥혀온 것인데 어릴 적 보고 그제 보니 여고생이란다 눈 둘 곳 없는 엘리베이터만큼 인사 없는 곳 701호, 702호, 703호 사이 국경 벽은 자라 공중에 이르고 가끔 들리는 소리만이 이웃이라는 것을 알리는데 벽은 무엇으로 굳.. 시와 憧憬 2010.12.06
[스크랩] 조은, 「등 뒤」(낭송 이영주) 조은, 「등 뒤」(낭송 이영주) 등뒤가 서늘하다 뒤쳐져 걷는 네가 울고 있다! 파장이 느껴진다 들먹거리는 어깨가 느껴진다 눈물이 양식인 듯 입속으로 자구 흘러 들어간다 네 말은 끊길 데가 아닌데서 끊어진다 너는 검은 웅덩이처럼 세상을 밖으로만 끌어안았다 내가 그 속을 보았다면 우린 벌써 끝.. 시와 憧憬 2010.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