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조정권, 「금호철화」(낭송 조동범) 조정권, 「금호철화」(낭송 조동범) 조정권, 「금호철화」 아, 이 금호철화(金號鐵花) 어려운 식물이지요 쇠꽃을 피웁니다 이 선인장의 성깔을 잘 알지 못하면 키우지 말아야 합니다 콘도르가 사막의 하늘을 맴돌다가 급강하해 앉은 모습 골 깊고 진녹색의 단단한 몸체엔 솟구치고 뻗친 가시들 보.. 시와 憧憬 2011.02.28
[스크랩] 김윤배, 「굴욕은 아름답다」낭송 이상협 김윤배, 「굴욕은 아름답다」(낭송 이상협) 김윤배, 「굴욕은 아름답다」 아우는 큰 몸뚱이를 수술대 위에 버리고 충혈된 눈을 부릅뜬 채 마취되어 있다 집도의가 가리키는 모니터에 아우의 내장이 속속들이 보인다 담낭이 제거된 자리가 검붉을 뿐 내장은 아름답다 연붉은 간덩이 사이로 흐.. 시와 憧憬 2011.02.22
[스크랩] 나희덕, 「그의 사진」 낭송 권지숙 나희덕, 「그의 사진」(낭송 권지숙) 나희덕, 「그의 사진」 그가 쏟아놓고 간 물이 마르기 위해서는 얼마간 시간이 필요하다 사진 속의 눈동자는 변함없이 웃고 있지만 실은 남아있는 물기를 거두어들이는 중이다 물기를 빨아들이는 그림자처럼 그의 사진은 그보다 집을 잘 지킨다 사진의 배.. 시와 憧憬 2011.02.14
[스크랩] 장석주, 「축구」 낭송 장석주 장석주, 「축구」(낭송 장석주) 장석주, 「축구」 어린 시절 공을 차며 내가 중력의 세계에 속해 있다는 걸 알았다. 내가 알아야 할 도덕과 의무가 정강이뼈와 대퇴골에 속해 있다는 것을, 변동과 불연속을 지배하려는 발의 역사가 그렇게 길다는 것을, 그때 처음으로 알았다. 초록 잔디 위로 둥.. 시와 憧憬 2011.02.07
정우영, 「집이 떠나갔다」 낭송 정우영 정우영, 「집이 떠나갔다」 낭송 정우영 정우영, 「집이 떠나갔다」(낭송 정우영) 정우영, 「집이 떠나갔다」 집이 떠나갔다. 아버지 가신 지 딱 삼 년 만이다. 아버지 사십구재 지내고 나자, 문득 서까래가 흔들리더니 멀쩡하던 집이 스르르 주저앉았다. 자리보전하고 누워 끙끙 앓기 삼 년, 기어이 훌.. 시와 憧憬 2011.01.31
[스크랩] 유홍준, 「가족사진」 낭송 신동옥 유홍준, 「가족사진」(낭송 신동옥) 유홍준, 「가족사진」 아버지 내게 화분을 들리고 벌을 세운다 이놈의 새끼 화분을 내리면 죽을 줄 알아라 두 눈을 부라린다 내 머리 위의 화분에 어머니 조루를 들고 물을 뿌린다 화분 속의 넝쿨이 식은땀을 흘리며 자란다 푸른 이파리가 자란다 나는 챙이 커다란 .. 시와 憧憬 2011.01.24
[스크랩] 한성례, 「고향우물」 낭송 박경미 한성례, 「고향우물」(낭송 박경미) 한성례, 「고향우물」 피를 모으느라 여자들은 몸이 들쑤신다 흙은 온몸으로 지하수를 돌게 하고 길을 내며 모여든 피의 열기로 늘 자궁은 뜨겁다 한 달에 한번 물을 바꿔 넣으려고 여자들은 우물가로 모이고 집중되는 시선이 두려운 고향마을 천수답 한가운데 .. 시와 憧憬 2011.0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