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광,「구멍가게중독자를 위로함」(낭송 이영광) 이영광,「구멍가게중독자를 위로함」(낭송 이영광) 이영광, 「구멍가게—중독자를 위로함」 마셔도 채워지지 않는 빈 곳, 토해도 나오지 않는 빈 것들과 끝장을 봐버리자고 간밤엔 구멍이 되어 사방으로 끓어넘쳤다 이 동네 아침엔 아직 막히지 않은 샘이 하나 있지 목말라 지폐 몇.. 시와 憧憬 2014.08.12
김사인, 「장마」(낭송 박찬세) 김사인, 「장마」(낭송 박찬세) 김사인, 「장마」 공작산 수타사로 물미나리나 보러 갈까 패랭이꽃 보러 갈까 구죽죽 비는 오시는 날 수타사 요사채 아랫목으로 젖은 발 말리러 갈까 들창 너머 먼 산이나 종일 보러 갈까 오늘도 어제도 그제도 비 오시는 날 늘어진 물푸레 곁에서 함박꽃.. 시와 憧憬 2014.08.05
추억에서(1)(2)(3) / 박재삼 추억에서 (1) 박재삼 국민학교를 나온 형이 화월(花月)여관 심부름꾼으로 있을 때 그 층층계 밑에 옹송그리고 얼마를 떨고 있으면 손님들이 먹다가 남은 음식을 싸서 나를 향해 남몰래 던져 주었다. 집에 가면 엄마와 아빠 그리고 두 누이동생이 부황에 떠서 그래도 웃으면서 반가이 맞이.. 시와 憧憬 2014.08.03
문태준, 「칠팔월(七八月)」(낭송 문태준) 문태준, 「칠팔월(七八月)」(낭송 문태준) 문태준, 「칠팔월(七八月)」 여름은 흐르는 물가가 좋아 그곳서 살아라 우는 천둥을, 줄렁줄렁하는 천둥을 그득그득 지고 가는 구름 누운 수풀더미 위를 축축한 배를 밀며 가는 물뱀 몸에 물을 가득 담고 있는, 불은 계곡물 새는 안개 자욱한 보.. 시와 憧憬 2014.07.29
심보선, 「호시절」(낭송 이재훈) 심보선, 「호시절」(낭송 이재훈) 심보선, 「호시절」 그때는 좋았다 모두들 가난하게 태어났으나 사람들의 말 하나하나가 풍요로운 국부(國富)를 이루었다 살아간다는 것은 정말이지 무엇이든 아무렇게나 말할 권리를 뜻했다 그때는 좋았다 사소한 감탄에도 은빛 구두점이 찍혔고 엉터.. 시와 憧憬 2014.07.22
이병일,「풀과 생각」(낭송 이병일) 이병일,「풀과 생각」(낭송 이병일) 이병일, 「풀과 생각」 풀은 생각 없이 푸르고 생각 없이 자란다 생각도 아무 때나 자라고 아무 때나 푸르다 그 둘이 고요히 고요히 소슬함에 흔들릴 때 오늘은 웬일인지 소와 말도 생각 없는 풀을 먹고 생각 없이 잘 자란다고 고개를 높이 쳐들고 조용.. 시와 憧憬 2014.07.15
신영배,「물울」(낭송 신혜정) 신영배,「물울」(낭송 신혜정) 신영배, 「물울」 서 있던 저녁이 앉을 물, 두 다리가 젖을 울, 발끝이 떨릴 물, 잔잔하게 퍼질 울, 서 있던 꽃이 앉을 물, 엉덩이가 젖을 울, 붉을 물, 둥글 울, 아플 물, 울 울, 구름들이 수면 위에 앉아 있었다 서로의 붉은 얼굴을 봐주고 있었다 찢어진 곳도 .. 시와 憧憬 2014.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