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영, 「기차를 잘못 내리고」(낭송 송바울) 민영, 「기차를 잘못 내리고」(낭송 송바울) 민영, 「기차를 잘못 내리고」 날이 저물어 초저녁인데 사람이라곤 없는 시골 정거장, 모자에 금테 두른 역장이 나와 차표를 살펴보며 말을 걸었다. 손님이 내릴 곳은 여기가 아닙니다, 아직도 몇 정거장 더 가야 하지요. 그런데 역장님, 왜 이.. 시와 憧憬 2014.05.27
정희성,「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낭송 송바울) 정희성,「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낭송 송바울) 정희성, 「누가 기뻐서 시를 쓰랴」 꽃이 마구 피었다 지니까 심란해서 어디 가 조용히 혼자 좀 있다 오고 싶어서 배낭 메고 나서는데 집사람이 어디 가느냐고 생태학교에 간다고 생태는 무슨 생태? 늙은이는 어디 가지도 말고 그냥 들어.. 시와 憧憬 2014.05.20
권현형, 「최초의 사람」(낭송 권현형) 권현형, 「최초의 사람」(낭송 권현형) 권현형, 「최초의 사람」 챙이 커다란 청모자를 쓴 아이가 제 동화책 속에서 걸어 나와 검정 에나멜 구두로 땅을 두드린다 최초의 사람인 듯 최초의 걸음인 듯 갸우뚱 갸우뚱 질문을 던지며 걸어 다니다 집을 나와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 봄의 부랑.. 시와 憧憬 2014.05.07
신경림,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낭송 남도형) 신경림,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낭송 남도형) 신경림, 「먼 데, 그 먼 데를 향하여」 아주 먼 데. 말도 통하지 않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그 먼 데까지 가자고. 어느날 나는 집을 나왔다. 걷고 타고, 산을 넘고 강을 건너고, 몇날 몇밤을 지나서. 이쯤은 꽃도 나무도 낯이 설겠지, 새.. 시와 憧憬 2014.04.08
신석정,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낭송 장인호) 신석정,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낭송 장인호) 신석정, 「차라리 한 그루 푸른 대로」 성근 대숲이 하늘보다 맑아 댓잎마다 젖어드는 햇볕이 분수처럼 사뭇 푸르고 아라사의 숲에서 인도에서 조선의 하늘에서 알라스카에서 찬란하게도 슬픈 노래를 배워낸 바람이 대숲에 돌아들어 .. 시와 憧憬 2014.04.01
최승호, 「북어」(낭송 홍서준) 최승호, 「북어」(낭송 홍서준) 최승호, 「북어」 밤의 식료품 가게 케케묵은 먼지 속에 죽어서 하루 더 손때 묻고 터무니없이 하루 더 기다리는 북어들, 북어들의 일개 분대가 나란히 꼬챙이에 꿰어져 있었다. 나는 죽음이 꿰뚫은 대가리를 말한 셈이다. 한 쾌의 혀가 자갈처럼 죄다 딱딱.. 시와 憧憬 2014.03.25
박재삼, 「병후에」(낭송 장인호) 박재삼, 「병후에」(낭송 장인호) 박재삼, 「병후에」 봄이 오는도다. 풀어버린 머리로다. 달래나물처럼 헹구어지는 상긋한 뒷맛 이제 피는 좀 식어 제자리 제대로 돌 것이로다. 눈여겨볼 것이로다, 촉 트는 풀잎, 가려운 흙살이 터지면서 약간은 아픈 기도 있으면서 아, 그러면서 기쁘면.. 시와 憧憬 2014.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