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5] 파초설(芭蕉說) [世說新語] [15] 파초설(芭蕉說) 이태준의 수필집 《무서록》에 '파초'란 글이 있다. 여름날 서재에 누워 파초 잎에 후득이는 빗방울 소리를 들을 때 '가슴에 비가 뿌리되 옷은 젖지 않는 그 서늘함'을 아껴 파초를 가꾸노라고 썼다. 없는 살림에도 소 선지에 생선 씻은 물, 깻묵 같은 것을 .. 鄭珉 世說 2009.08.06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4] 청선(聽蟬) [世說新語] [14] 청선(聽蟬) 퇴계 선생이 주자(朱子)의 편지를 간추려 '회암서절요(晦菴書節要)'란 책을 엮었다. 책에 실린, 주자가 여백공(呂伯恭)에게 답장한 편지는 서두가 이랬다. "수일 이래로 매미 소리가 더욱 맑습니다. 매번 들을 때마다 그대의 높은 풍도를 그리워하지 않은 적이 없.. 鄭珉 世說 2009.07.30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3] 절대 가난 [世說新語] [13] 절대 가난 1813년 6월 12일, 다산초당으로 이성화(李聖華)란 이가 찾아왔다. 당시 그는 남쪽까지 내려와 막객으로 있었다.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좀체 나아지지 않는 생활을 푸념했다. 다산은 대답한다. 물정 모르는 부인네가 서울서 살려면 고리채를 얻지 않고는 생활을 유.. 鄭珉 世說 2009.07.23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2] 표류선과 해저유물선 [世說新語] [12] 표류선과 해저유물선 18세기 중반 청나라의 해금(海禁) 정책이 풀리면서, 중국배의 서남해안 표류가 부쩍 잦았다. 중국배가 표착하면 나주 등 관할 지역 목사는 문정관을 파견해서 구호케 했다. 실정 파악 후 배가 부서졌으면 육로로, 배가 온전하면 고쳐서 수로로 돌려보.. 鄭珉 世說 2009.07.16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1] '호질(虎叱)'의 행간" [世說新語] [11] '호질(虎叱)'의 행간 '호질'은 '열하일기'에 실려 있다. 북경으로 향하는 길목인 옥전현(玉田縣)을 지날 때, 심유붕(沈有朋)이란 이의 점포 벽에 걸려 있던 것을 베꼈다는 글이다. 작품 서두에서 범은 영특하고 거룩하고 문무를 갖추었으며, 자애와 효성, 지혜와 어짊을 지닌 .. 鄭珉 世說 2009.07.10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10] 열하일기 완성본 [世說新語] [10] 열하일기 완성본 여행은 낯선 풍물 속에서 자신과 맞대면하는 일이다. 1780년 연암(燕巖) 박지원(朴趾源·1737~1805)은 삼종형인 박명원을 따라 연행길에 동행했다. 그는 여정 도중 곳곳에서 당시 조선의 맨얼굴을 보았다. 망한 지 130년이 더 된 명나라의 연호를 아직도 고집하.. 鄭珉 世說 2009.07.02
[정민교수의 世說新語] [9] 책 읽는 소리 [世說新語] [9] 책 읽는 소리 사랑채에서 할아버지와 함께 자던 소년은 새벽마다 목청을 돋워 읽으시던 고문의 가락을 들었다. 눈을 감으면 그 소리는 어제 들은 듯 새록새록 평생을 따라다녔다. 구순의 한학자 손종섭 선생께서 들려주신 이야기다. "'백이열전' 읽은 것을 직접 녹음해두고,.. 鄭珉 世說 2009.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