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624] 빈환주인 (頻喚主人)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이종수 교수가 번역해 출간한 월봉(月峯) 책헌(策憲·1623~?) 스님의 ‘월봉집(月峯集)’을 읽는데, 주인공(主人公) 이야기가 자주 나온다. 주인공은 원래 불가에서 자신의 마음을 일컫는 말이다. 내가 내 몸의 주인공이 못 되면, 육체의 욕망에 끌려다니는 허깨비 인생이 되고 만다. 사람은 마음 간수를 잘해야 한다. ‘응 판사에게 보임(示膺判事)’은 이렇다. “스님께서 불법에 투철하지 못하다면, 정좌하여 자주자주 주인공을 부르시오. 면목이 분명하여 해와 달과 같아져야, 육문(六門)이 늘 드러나 몸 떠나지 않으리니(尊師若未透玄津, 靜坐頻頻喚主人. 面目分明如日月, 六門常現不離身).” 시의 뜻은 이렇다. “스님! 깨달음의 한 소식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