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의 世說新語] [631] 망서지방 (忘暑之方) 정민 한양대 교수·고전문학 올해는 장마와 폭염이 함께 올 모양이다. 코로나19까지 폭발적 증가세다. 그 와중에 무책임한 행동이 불쾌지수를 높인다. 다산은 ‘불역쾌재행(不亦快哉行)’ 20수 연작에서 인생사 답답하고 짜증 나는 장면을 한 방에 날려줄 통쾌한 광경을 나열했다. 그중 무더위에 관한 것만 두 편이다. “한 달 넘게 찌는 장마 퀴퀴한 내 쌓여 있고, 사지에 힘 쪽 빠져서 아침저녁 보낸다네. 새 가을 푸른 하늘 맑고도 드넓은데, 툭 트인 끝 어디에도 구름 한 점 없구나. 또한 통쾌하지 아니한가(跨月蒸淋積穢氛, 四肢無力度朝曛. 新秋碧落澄寥廓, 端軒都無一點雲. 不亦快哉).” 습기 먹은 벽지에 곰팡이가 올라오고, 온몸은 나른해서 꼼짝도 하기 싫다. 입추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