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황지우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낭송 : 이안나)

cassia 2016. 11. 7. 03:24

황지우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낭송 : 이안나)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황지우


긴 외다리로 서 있는 물새가 졸리운 옆눈으로
맹하게 바라보네, 저물면서 더 빛나는 바다를

 

 

출처어느 날 나는 이 책을 읽고 있을거다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것이다』, 문학과지성사 1998

 

시 : 황지우- 1952년 전남 해남에서 태어나 1980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하고『문학과지성』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 시집『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게 눈 속의 연꽃』『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등이 있으며, 백석문학상, 소월시문학상, 김수영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수상함.


낭송 : 이안나- 연극배우. 연극 <물질적 남자> <시라노 드 베르쥬락>, 영화<하류인생> <황진이>, KBS 드라마 <마왕> 등에 출연.


황지우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를 배달하며


해가 수평선 너머로 숨기 전에, 남은 기운을 모두 끌어 모아, 안간힘으로 버티면서, 바다는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빛을 내뿜습니다. 한낮보다 더 눈부시게 바다가 빛나는 순간을 시인은 놓치지 않습니다. 명멸하는 시간의 비밀을 꿰뚫어 본 놀라운 통찰력이라 하겠습니다. 죽음 앞에서 인간도 그러하지요. 모든 변화의 직전은 그래서 무섭도록 아름답습니다. 저물면서 빛나는 바다 앞에 서 있고 싶어집니다. 당신도 지금 그러한가요? 가을입니다.

 

문학집배원 안도현. 2007.10. 29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