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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그림 속 귀여운 ‘친구’, 개

cassia 2006. 1. 1. 07:16

옛 그림 속 귀여운 ‘친구’, 개

 


전통예술에 등장하는 개의 모습 ‘우리의 오랜 친구, 개’展

미디어다음 / 고양의 프리랜서 기자 

개띠해인 병술년 새해를 맞아 전통예술 속에 등장한 개의 모습을 한 자리에 모은 특별전이 열린다. 국립민속박물관에서 내년 2월 27일까지 열리는 ‘우리의 오랜 친구, 개’전에서는 눈이 셋 달린 신성한 개가 등장하는 ‘신구도’, 오원 장승업이 그린 털북숭이 강아지, 대나무 아래 웃는 개 등 다채로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양귀비꽃과 강아지
가장 이상적으로 여겨지는 꽃인 양귀비를 배경으로 장난치며 놀고 있는 두 마리의 강아지를 그렸다. 두 강아지의 표정에 장난기와 호기심이 잘 드러난다. 경기도박물관 소장.
신구도(神拘圖)-눈이 셋 달린 개
‘눈 셋이 달린 개는 삼재를 쫓는다’고 해서 부적 그림으로 즐겨 사용되었다. 개와 매 모두 상서로운 구름 위에 앉아 있어 신령스러운 존재임을 알 수 있다. 개인 소장.

 

신구도(神拘圖)-눈이 셋 달린 개
목에 방울을 달고 있는 검은 개의 모습으로, 세 개의 눈을 가지고 사람들을 지켜준다. 접은 흔적이 있어 휴대용 부적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긁는 개
들판에 한가로이 누워 뒷발로 가려운 곳을 긁는 개의 겸연쩍은 듯한 표정이 익살스럽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바둑이와 누렁이
섬세한 필치로 묘사된 바둑이와 누렁이 두 마리가 나무 아래 평화롭게 앉아 있다. 전남대학교박물관 소장.

 

두 마리의 털북숭이 강아지
털이 복슬복슬한 강아지 두 마리를 바위, 꽃, 나무 등과 함께 그린 오원 장승업(1843-1897)의 그림이다.

 

개와 가족
엄마, 아빠, 아이로 구성된 가족과 함께 있는 개의 모습을 그렸다. 함께 있는 개는 삽살개로 보인다. 선문대학교박물관 소장.

 

복숭아나무 아래의 개
개가 동그란 원 속에 고개를 돌린 채 웅크리고 앉아 있다. 그 뒤로는 장수를 상징하는 복숭아나무를 그려 평안한 삶을 오랫동안 누리기를 기원했다. 순천대학교 박물관 소장.

 

옛 그림 속 ‘개죽이’
달밤에 대나무 숲에서 웃고 있는 개의 모습을 그린 심전 안중식(1861~1919)의 ‘일소도(一笑圖)’. 대나무는 번식력이 강하고 늘 푸른빛을 띠므로 영생과 불변을 상징한다. 고려대학교 박물관 소장.

 

운세를 점쳤던 당사주책
투박한 솜씨로 개와 각 띠 동물을 그리고 점괘를 풀어놓은 당사주책이다. 개띠에 태어난 사람은 처음에는 고생하지만, 나중에는 영화와 부귀를 얻을 수 있는 운세라고 적혀 있다.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개 모양 돌조각
두 눈을 부릅뜨고 입은 쩍 벌린 채, 꼬리를 둥글게 말고 앉은 개 조각이다. 무덤 앞에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악귀를 막고 죽은 사람을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토지박물관 소장.

 

개 모양 토우장식 굽다리 접시
뚜껑에 오리 모양의 새와 이를 쫓는 개의 모습을 표현한 토우가 붙어 있다. 개는 사악한 귀신을 물리쳐 평안을 가져온다고 믿어지는 동물이다. 호림박물관 소장.

 

십이지별전
별전은 동전의 모양을 따 패물이나 장식용으로 사용했는데, 여기에 십이지를 새겨 넣은 것이다. 십이지신의 수호를 받아 평화로운 삶을 살기를 꿈꿨던 옛 사람들의 소박한 믿음이 담겨 있다. 마사박물관 소장.

 

개가 새겨진 화로
옛날에는 집안의 불씨를 보존하는 것이 살림살이의 중요한 일 가운데 하나였다. 화로의 윗부분에 개를 새겨 넣어 중요한 불씨를 지키도록 했다. 대전광역시향토사료관 소장.

 

청동거울
강가 옆, 커다란 나무 아래 남녀가 서 있고 그 주위로 개, 말, 염소 등이 보인다. 개는 두 마리인데, 한 마리는 말을 지키고, 다른 한 마리는 목이 마른지 물을 마시고 있다. 마사박물관 소장.

 

개 모양 손잡이 도장
도장이 상징하는 권위를 지켜주는 의미에서 손잡이를 다양한 개의 모습으로 장식하기도 했다.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즐거운 영상 체험 코너
어린이 관람객을 위한 영상 체험 코너. 바닥에 놓인 강아지 발바닥 문양 위에 서면, 이에 반응해 화면 속 강아지가 팔짝팔짝 뛰어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십이지명 뼈항아리가 있는 전시 전경
중앙의 뼈항아리를 중심으로 십이지신의 방위 표시와 설명을 한 전시 전경. 뼈항아리 표면에 동서남북에 해당하는 자, 묘, 오, 유를 새겨 넣어, 당시 장례에서 방위가 중요하게 여겨졌음을 보여준다.

 

이야기가 있는 개 사진전
‘이야기가 있는 개 사진’전 공모에 당선된 작품들과 사연이 따뜻하게 펼쳐진다.

 

십이지신 중 열한 번째로 등장하는 동물인 개는 가족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늘 사람 곁에 함께 해온 대표적 반려동물이다. 그런 만큼 개를 소재로 한 그림과 조각, 생활용품 역시 예로부터 존재해 왔다.

이번 전시는 크게 ‘벽사의 개, 일상의 개, 십이지 속의 개’ 등 세 가지 소주제로 구성된다. 이 중 첫 번째인 ‘벽사의 개’는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고 행복을 지키는 상징적 의미의 개 도상들을 소개했다.

실제 사례로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제작된 개 모양의 돌 조각, ‘삼재를 쫓는다’는 의미의 눈이 셋 달린 개 그림과 부적 등을 볼 수 있다. 무덤에 부장품으로 넣었던 토우에 장식된 개 조각조차 단순한 장식이 아닌 악령을 쫓는 든든한 방패막이였다.

두 번째 주제인 ‘일상의 개’는 다양한 옛 그림에 등장하는 개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조선시대 명화가로 널리 알려진 오원 장승업이 그린 개 그림은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개를 친근하게 묘사해 눈길을 끈다.

한편 생활 용구에서도 개의 도상을 찾아볼 수 있다. 불이 귀했던 과거에는 며느리들이 불씨를 지키는 것이 큰일이었는데, 개 그림이 새겨진 화로는 이 같은 풍습을 잘 보여준다. 개의 모습이 그려진 청동거울이나, 십이지신을 새긴 옛 화폐 등은 일상 속 개의 모습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라 하겠다.

세 번째 주제인 ‘십이지 속의 개’는 십이지신 중 하나인 개의 의미를 조망했다. 개는 방위상 서북서쪽을 가리키며, 시간상으로는 오후 7시부터 9시를 상징한다. 이와 같은 십이지 동물의 상징성이 ‘십이지명 뼈 항아리’, ‘십이지 별전’ 등 관련 유물로 소개된다.

전시와 관련해 다채로운 부대 행사도 마련됐다. 초등학생 학부모라면 매주 일요일 오후 1시 반에 열리는 체험 프로그램을 눈여겨보자. 아이들이 십이지 개념을 익힌 후에 자기 띠 동물 얼굴 만들기(초등 1~3학년), 십이지 시계 만들기(초등 4~6학년) 등을 체험할 수 있다.

관람객들의 호응으로 현재 1월 행사는 마감된 상태. 2월 체험희망자는 1월 25일부터 26일 이틀간 인터넷 홈페이지(www.nfm.go.kr)로 접수한 후 추첨을 거쳐 27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이와 더불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공모한 ‘이야기가 있는 개 사진’전 당선작들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개와 인간이 얼마나 가까운 존재인지 보여주는 친근한 사진들은 전시 속의 또 다른 이색전시로 눈길을 끈다.

관람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1500원, 6세 미만~65세 이상 무료. 1월 1일과 매주 화요일은 휴관한다. 매일 오전 11시, 오후 3시에는 전시 설명 시간이 마련된다. 문의전화 02-3704-3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