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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4 용지 1장으로 만든 바벨탑…‘오! 경이’

cassia 2005. 7. 24. 16:33

A4 용지 1장으로 만든 바벨탑…‘오! 경이’

 

 

덴마크 종이조각가 피터 칼리슨의 ‘A4 종이조각’展

미디어다음 / 고양의 프리랜서 기자

얇은 A4 용지 한 장만으로 멋진 조각을 만들 수 있을까? 덴마크 출신의 종이조각가 피터 칼리슨의 작품을 보면 이런 의구심이 눈 녹듯 사라진다. 위태로운 바벨탑, 옷장 속에서 뛰쳐나온 유령, 눈 덮인 산, 가느다란 거미줄에 이르기까지 펼쳐지는 그의 종이조각은 ‘A4 용지의 마술’이라 할 만하다. 다음달 7일까지 관훈동 두아트갤러리 2·3층에서 열리는 칼리슨의 ‘A4 종이조각’ 전을 감상해본다.
   종이로 만든 바벨탑
바벨탑 하단의 받침대 두 쪽이 배경의 종이와 연결되어 있다. ‘17.9cm tall Tower of Babel’(부분).

 

   A4 용지의 마술

원 재료인 A4 용지의 윤곽을 그대로 남겨놓아 종이 한 장으로 만든 조각임을 알 수 있다. ‘17.9cm tall Tower of Babel’.

 

   거미줄과 거미

종이를 미세하게 잘라 거미줄뿐 아니라 꽁무니에 줄을 매달고 서서히 내려오는 거미까지 묘사했다. 선반 위에 놓인 A4 용지의 빈 공간은 거미줄을 만들기 위해 도려낸 자국이다.

 

   옷장 속의 유령

칼리슨은 어린 시절의 환상과 전래동화에 바탕을 둔 작품들을 만들어낸다. 섬세한 세공이 돋보이는 ‘Inside the closet’은 옷장 속에 숨은 유령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표현했다.

 

   꽃 그림자

관을 연상시키는 길쭉한 상자에다 정교한 뚜껑까지 만들고, 도려낸 꽃문양은 상자 안에 담은 ‘No Body but Flowers A4’.

 

   천국을 향한 사다리

천국으로 향하는 사다리를 묘사한 ‘Stairways to heaven’. 위태로워 보이는 사다리와 그림자가 마치 자코메티의 길쭉한 인물조각처럼 쓸쓸한 느낌을 준다.

 

   순백의 웨딩드레스

도려낸 공간과 완성된 형태를 비교하는 것도 재미 중 하나다.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묘사한 ‘Wedding dress without bride’.

 

   활개 치는 새

날개를 활짝 편 통통한 새의 모습이 귀여운 ‘Bird trying to escape its drawing’. 참새와 비슷한 크기로 당장이라도 날아오를 듯하다.

 

   눈뭉치가 된 사람

눈 덮인 산의 정상에 막 오른 사람이 넘어지고, 데굴데굴 굴러 눈뭉치가 된 과정을 보여준 ‘Climbing, falling, rolling’. 아무런 설명도 없지만, 발자국과 넘어진 흔적, 남겨진 눈뭉치로 상상할 수 있게 했다.

 

   눈 위의 두 발자국

인간의 발자국과 아마도 곰인 듯한 거대한 발자국이 만났다. 한바탕 소동이 있었나 싶더니, 유유히 걸어가는 곰의 발자국만 이어진다. 마치 한 편의 이야기를 읽는 듯한 ‘Traces in snow’.

 

   호숫가의 집

호수를 배경으로 오도카니 서 있는 집을 향해 두 개의 눈뭉치가 굴러 내려오고 있는 ‘Snowballs’. 호수를 오려낸 자리의 종이로 집을 만들었다.

 

   흰 눈 사이로 걷는 기분

눈의 결정 사이로 걷는 환상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 작품 ‘Walking on snow’. 가까운 곳의 눈 결정은 크게, 먼 곳은 조그맣게 묘사했다. 벽 모서리에 쌓인 눈까지 정교하게 표현했다.

 

   눈 쌓인 동화 속의 성

설치 작품 ‘Walking on snow’ 중 모서리에 쌓은 눈 언덕의 정상에는 동화 속에 나옴직한 눈 쌓인 성이 우뚝 서 있다.

 

   아름다운 눈의 결정

설치작품 ‘Walking on snow’의 일부로, 하나도 똑같은 모양이 없는 눈의 결정이 바닥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모자 쓴 눈사람

‘Burnable snowman’에서는 눈뭉치를 이리 저리 굴린 궤적과 함께 귀여운 눈사람을 감상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런던 골드스미스 칼리지를 졸업하고 유럽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칼리슨(Peter Callesen, 38)의 첫 번째 한국 개인전이다. 칼리슨이 만든 조각들은 A4 용지 1장에서 시작되고 끝난다. 완성된 입체 형상의 일부는 마치 탯줄로 엄마의 자궁과 연결된 태아처럼 그 모체인 종이와 이어져 있다.

원 재료인 A4 용지의 윤곽을 그대로 남겨놓음으로써 조각의 출발점이 어디인가를 보여주는 설정 역시 기발하다. 종이로 입체적인 형태를 만들어내는 것뿐 아니라 여분의 재료마저 적절히 활용해 공간감을 살려내기 때문이다.

칼리슨은 흔하다는 이유로 평가절하 되어온 A4 용지의 물성에 주목한다. 쉽게 버려지는 A4 용지는 견고한 조각의 물성에 대한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1960년대 초 클래스 올덴버그가 선보인 ‘소프트 조각’ 이래로 조각의 재료는 보다 다양해졌지만, 고작 종이 한 장으로 만든 조각은 손으로 꾹 누르면 망가질 듯 위태로워 보인다.

그러나 작가가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너무나 연약하고 흔해서 쓸모없어 보이는 것 속에 잠재된 미완의 세계를 형상화했을 때의 감동은 그만큼 극적인 것이 된다. 예컨대 그가 A4 용지 1장으로 만든 눈 쌓인 언덕과 빙하지대의 거대한 스케일은 그 속에 함께 묘사된 인간의 유약함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작고 하찮은 존재 속에 담긴 거대한 꿈과 환상의 세계를 발견해낸 이번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전화: 02-738-2522. 약도: 두아트갤러리 홈페이지(www.doart.co.kr).

 

 

 Fool's Garden - Lemon Tree 


 




 

모처럼 작정을 하고 인터넷바다에 빠져있습니다..

보이는 대로 건져서? 우선 창고에 비축?해 놓고 나니 뿌듯?해 집니다..ㅎㅎ..

우선 한 작품? 다듬어 올립니다..

A4 용지 한장으로 만든 마술아닌 요술,..아니 神技입니다..

신은 왜 자신이 빚어 만든 인간에게 보금자리(에동?)까지 환수해 버리고

그것도 모자라 온갖 제재로 다스리려 들까?,...

생각해 보게 합니다...ㅎㅎ...-semi's mon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