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세이

인간이 망쳐 놓은 지구의 이상한 아름다움

cassia 2005. 5. 17. 06:03

인간이 망쳐 놓은 지구의 이상한 아름다움

 

‘고요 속으로’ 빌 샵 사진 展
미디어다음 / 정재윤 기자 
안개에 휩싸인 다리, 어스름한 때 찍은 분수대, 연못에 반사된 갈대....
미국의 사진작가 빌 샵의 신비로운 풍경 사진을 전시하는 ‘고요속으로’展이 오는 17일부터 7월 3일까지 갤러리 뤼미에르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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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 단풍나무
YOUNG MAPLE-RIVER ROUGE, DEARBORN, MICHIGAN. 2003.
황량한 숲속에 어린 단풍나무 한 그루가 씩씩하게 서 있다. 지금은 비록 앙상한 가지만 있지만 언젠가는 포근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가 될 것이다.

버려진 공장
달광선
느릅나무 가지
해빙
떠다니는 바위


그의 작품은 전원의 평화로운 풍경을 담고 있다. 이 고요한 자연 속에서 그의 사진은 움직이는 힘을 발휘한다. 놀라운 것은 작품의 배경이 미국 자동차 산업의 본거지인 디트로이트라는 것이다.

공장 지대의 공장 굴뚝과 오염된 강, 회색 하늘을 담은 이유를 빌 샵은 “내가 발견한 것은 인간이 망쳐놓은 지구의 이상한 아름다움이었다. 사람들은 이 지역(디트로이트 등 폐허로 변한 산업지대)을 거의 찾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은 아주 평화롭다”고 설명했다.

그는 “철새들은 강 주변에 자주 온다.... 나는 이 지역 역사를 잘 알고 있어서 내 사진에서 일상적인 감성이 나오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트로이트와 아이슬란드 등지에서 빌 샵이 찍은 신비한 분위기의 사진을 감상해보자.

<문의> 갤러리 뤼미에르
02) 517-2134 / www.gallerylumiere.com
   달광선
MOON BEAMS AND MAPLES, EMMET COUNTY, MICHIGAN. 1998.
멀리서 단풍나무의 가지 사이를 뚫고 나온 달 빛이 사랑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느릅나무 가지

ELM BRANCH, GROSSE ILE MICHIGAN. 1999.
을씨년스러운 가지를 가진 느릅나무 너머로 공장들의 실루엣이 보인다. 공장으로 인한 공해로 느룹나무가 힘겹게 자라고 있다.

 

   해빙

LAKE FEBURARY THAW, BELLE ISLE, DETROIT, MICHIGAN. 1997.
디트로이트의 2월. 얼었던 호수의 물이 녹기 시작한다.

 

   떠다니는 바위

FLOATING ROCK, STURGEON BAY, MICHIGAN. 2001.
무거운 바위도 빌 샵의 사진 속에서는 구름 사이에서 둥실둥실 떠다니게 된다.

 

   유령의 깃털

GHOST FEATHER, STURGEON BAY, MICHIGAN. 2003.
조용한 물가. 잔잔하게 밀려오는 파도에 발을 적신 갈매기는 놀라서 날아가고 깃털만 남겨놓았다.

 

   빛, 광선

LIGHT- RAYS. 2000.
인간이 만든 거대한 구조물 다리. 다리 위의 불빛이 화려한 연극의 무대를 떠올리게 한다.

 

   눈 개

SNOW DOG, BELLE ISLE, DETROIT, MICHIGAN. 1996.
웅크리고 앉아있는 개의 동상.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의 사물들이 모두 눈으로 빚은 것처럼 보인다.

 

   파도의 흔적

WAVE TRAILS-BLACK SAND, ICELAND. 2002.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파도가 사람(人)을 모래 위에 그려놓았을까...

 

   버드나무 가지

WILLOW BRANCHES-ROUGE RIVER, DEARBORN, MICHIGAN. 1999.
마치 발을 쳐 놓은 듯하게 늘어진 버드나무 가지. 숲은 오늘도 손님이 오길 기다린다.

 

   어린 단풍나무

YOUNG MAPLE-RIVER ROUGE, DEARBORN, MICHIGAN. 2003.
황량한 숲속에 어린 단풍나무 한 그루가 씩씩하게 서 있다. 지금은 비록 앙상한 가지만 있지만 언젠가는 포근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가 될 것이다.

 

Juliette Greco - Sous Le Ciel De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