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홰

삶은 한 통의 편지로도 따뜻해지는 것

cassia 2005. 5. 12. 04:14
삶은 한 통의 편지로도 따뜻해지는 것
 
쌤.안녕하세요
다빈이 엄니입니다
우리컴에 문제가있는지
글쓰기가 안되더라구요 건강하시죠
빈이가 쌤 과 친구들이 보고싶다고 해서
그래 시간나면가보자 했더니 토요일날 쌤을 만날수있다며
일주일 용돈을 아껴 꽃을 싸가지고가야된다는둥 편지도 쓰야겠다면서

야단이였습니다.한편으로는 그런빈이 모습이 참 예쁘보였구요...
아침일찍 일어나  엄마 선생님이 좋아하실까.빨리가자고....
차안에서도 종알종알....4-7반교실에들어서니 쌤이 계시지않으니

금세 두눈에서 눈물이 ...안되보여 빈이야 엄마가 집에가서 전화 해줄게
그래도 기분이 영아닌지 계단내려오면서도 두손으로 눈물을...
쌤 제가 그날따라 빈이때문에 급하게 나가면서 전화기를 가져가지 않아

엄마가 이러습니다..^^*
오늘 막내데리고 수영장 갔다오니 엄마 선생님과
통화했다며.좋아라 했습니다.
그리고 책을 많이 읽어라 했다며 책상앞에 앉아 있더라구요

쌤 잘게시죠.건강은 어떠세요.채연이 엄니 말로는
많이 야위였다고 하시던데...
쉬엄 쉬엄 쉬어가세요.아무리 바쁘시더라도.가끔 실수도 하시고요..^^*

쌤항상 건강하시고요
참 토요일 사실 저도 씁슬했습니다
뵙고 싶었는데...

건강하세요 ...^^*


다빈이 엄니.



언제부터인가 5월이 참 힘듭니다.
보이는 것,
들리는 것,
온통 피해가고 싶은 것들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제게 힘과 용기를 주는 편지 한 통에
기운을 새로 차리기도 합니다..

새로 시작하는 3월부터 지금까지 새론 친구들과
물과 기름처럼 헛?도는 것,...
이럴 때에는 자신의 일에 회의를 가지기도 합니다..
어쩌면 나는 이 자리와는 인연이 아닌지도 모른다,...

한편으로는,
지난해의 친구들에게만큼 해 주지 못할 것 같아 情주는 것이
지레 겁이 나기도 해서 3월은 늘 힘이 듭니다..

이런 자신의 모습을 보면,
순전한 지식을 전수하는 직업이라는 생각만으로
이 자리에 설 수는 없다는 것을 새삼 느끼곤 합니다..

그런데,
온통,...보이는 것들로만 매도당하는 현실이
참담하다 못해 속이 상합니다..

그저,
직업이어서, 수입원이어서 이 자리에 있는 것이라면
지금까지 버텨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가 뭐래도,
교사라는 직업은 '사랑'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 준 편지에 이 새벽에 새삼 자신을 되돌아 봅니다.


5월도 중반인 지금에사...

3월에 만난 친구들과
이제 말없이 ㅂㅅㅅ웃고도 통하게 된 것 같아서
이제 아침이 망서려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엄니,..
그리고,.
오랜 가족같은 모모엄니들,...
일일이 말은 않아도
늘 고맙습니다..

늘 따뜻한 마음으로
믿어주시는 마음이
바로 교사들에게는 '힘'이 됩니다.

이 '힘=사랑'으로 친구들 앞에 웃으면서 설 수 있습니다.

편지 한 통이 주는 따뜻한 마음 더 멀리까지 나누고 싶은 5월 새벽에

기도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시작합니다.

 

 

새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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