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안도현,「사랑」(낭송 서윤선)

cassia 2016. 9. 7. 09:26

안도현,「사랑」(낭송 서윤선)

 

 


안도현, 「사랑」


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매미는 아는 것이다
사랑이란, 이렇게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임을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매미는 우는 것이다


시_ 안도현 – 1961년 경상북도 예천에서 태어났다. 1981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시 「낙동강」이,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서울로 가는 전봉준」이 당선되었다. 시집으로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등이 있다.

낭송_ 서윤선 – 성우. 연극 ‘백치, 백지’, 영화 ‘줌 피씨 월드’, 애니메이션 ‘ 명탐장 코난’ 등에 출연.

출전_ 『제13회 소월시문학상 수상작품집』(문학사상사)
음악_ song bird av212 중에서
애니메이션_ 제이
프로듀서_ 김태형

 

안도현, 「사랑」을 배달하며


매미는 오랜 시간을 땅속에서 참고 기다린 끝에 겨우 한 철을 짧게 살다 간다. 길게는 17년을 기다린다고 하는데 종류에 따라 조금씩 다른 것 같다. 한 여름 땡볕 속에서 매미들이 내지르는 울음소리가 사뭇 열광적이고 절박한 것은 매미의 깊은 인내와 생명력 때문일 것이다.


시인은 언젠가 소월의 천부성을 부러워하며 자신은 시를 쓰는 것 보다 만드는 것을 먼저 배운 후천성시인이라고 겸허하게 말했지만 기실 그는 타고난 천부의 시인이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 천부의 시인이어서 시를 잘 쓰는 것이 아니라 시를 쓰므로서 천부성이 튀어나오는 것이라고... 인간다운 삶을 꿈꾸게 하는 시의 힘을 믿는다는 시인의 사랑이 매미처럼 열광적인 목청으로 더 쏟아지기를...

 

문학집배원 문정희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