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정진규,「엄마」(낭송 문성진)

cassia 2016. 8. 23. 00:17

정진규,「엄마」(낭송 문성진)

 

 

 

정진규, 「엄마」


엄마아, 부르고 나니 다른 말은 다 잊었다 소리는 물론 글씨도 쓸 수가 없다 엄마아 가장 둥근 절대여, 엄마아만 남았다 내 엉덩이 파란 몽고반으로 남았다 에밀레여, 제 슬픔 스스로 꼭지 물려 달래고 있는 범종의 유두로 남았다 소리의 유두가 보였다 배가 고팠다 엄마아


시_ 정진규 – 1939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났으며, 196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제1시집 『마른 수수깡의 평화』 이후 『有限의 빗장』, 『들판의 비인 집이로다』, 『매달려 있음의 세상』, 『비어 있음의 충만을 위하여』, 『연필로 쓰기』, 『뼈에 대하여』, 『별들의 바탕은 어둠이 마땅하다』, 『몸詩』, 『알詩』, 『도둑이 다녀가셨다』, 『本色』, 『껍질』, 『공기는 내 사랑』, 『律呂集·사물들의 큰언니』, 『무작정』 등 17권의 시집과 여러 권의 시선집이 있다.

낭송_ 문성진 – 배우. 오페라연극 ‘햄릿’ 등에 출연.

출전_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 『흐느끼던 밤을 기억하네』(나무옆의자)
음악_ Backtraxx-mellow 1 중에서
애니메이션_ 송지유
프로듀서_ 김태형


정진규, 「엄마」를 배달하며


‘몸시’를 쓴 시인의 시의 원류는 엄마. 생명의 소리를 내는 범종의 유두가 여기 있다. 종소리가 울리는 동안 모든 번뇌를 지우고 가장 둥근 절대, 파란 몽고반, 에밀레로 돌아가 배고픈 아이가 되는 시이다. 행갈이 형식의 시들이 오히려 리듬감을 상실하고 산문 형태의 시들이 효과적으로 리듬을 운용하고 있음을 본다는 시인의 산문을 떠올려 본다. 딸이 아니라 아들이 쓴 시라는 느낌이 짙게 풍기는 시이다.

 

문학집배원 문정희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