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김복연
제 몸에 문 하나 내고 서 있는 저 나무는
참 험한 세상을 살았다
수액 뽑아낸 군데군데 칼집자국
그 중에서 제일 깊게 넓게 패인 상처가
문이 되었다 안과 밖의 경계
용서와 소통의 꼭지점
그러나 한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상처
잘 아물지 않고 덧나기만 하던
분노와 절망 왜 없었을까
내어주는 삶이 그렇듯 바닥이 보일 때까지
그래서 문득 더 환해지는 것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무엇을 더 내어 줄 것인가
끙, 문 닫고 들어가 골몰하는 듯
똑똑, 계십니까
안부 묻고 싶다
전혀 새로울것이 없어 보이는 이곳에는 상상밖의 것이 숨겨져있다.
이런.. 하지만 나한테는 이문을 열수 있는 열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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