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문’

cassia 2006. 2. 17. 01:03

 

 

 

'문’ 

 

김복연

 

 

몸에 문 하나 내고 서 있는 저 나무는

 

참 험한 세상을 살았다

 

수액 뽑아낸 군데군데 칼집자국

 

그 중에서 제일 깊게 넓게 패인 상처가

 

문이 되었다 안과 밖의 경계

 

용서와 소통의 꼭지점

 

그러나 한번도 부끄럽지 않았던 상처

 

잘 아물지 않고 덧나기만 하던

 

분노와 절망 왜 없었을까

 

내어주는 삶이 그렇듯 바닥이 보일 때까지

 

그래서 문득 더 환해지는 것

 

이미 알고 있었는지 모른다

 

무엇을 더 내어 줄 것인가

 

끙, 문 닫고 들어가 골몰하는 듯

 

똑똑, 계십니까

 

안부 묻고 싶다

 

 

 

전혀 새로울것이 없어 보이는 이곳에는 상상밖의 것이 숨겨져있다.

이런.. 하지만 나한테는 이문을 열수 있는 열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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