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낙화

cassia 2005. 12. 19. 20:28
낙화(落花) : 이형기 시
 

가야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

 

봄 한 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
에 싸여
지금은 가야할 때 //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 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


 

-우련 : 보일 듯 말 듯 은은하게 비치는 모양
-저허하다 : 마음에 꺼려하다
 


* 감상 : 꽃잎이 떨어지는 것을 보며 헤어짐을 생각한다. 떠나야 할 때임을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아릅답다는 표현 속에서 서정적 자아는 이별을 오히려 아름답게 수용하고 있다.

* 주제 : 이별의 수용


1. [조지훈의 '낙화'와 이형기의 '낙화'의 비교 ]

* 공통점 :
정서(情緖)의 유사함
☞ 조지훈 - 떨어지는 꽃잎을 보면서 느끼는 삶의 쓸쓸함과 적막감을 격정적인 어조로 노래 않고 담담한 어조로 노래

☞ 이형기 -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을 빌어 헤어짐을 아름답게 수용

2.  --- 서정주 시 <견우의 노래>
3. <역설>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