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독서계획세우기

cassia 2005. 11. 7. 05:53
새학기, 알차고 효율적인 독서 계획 세우기


효율적인 독서를 위해 어떤 계획을 세우지?
평소에 우리는 크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면서 살아갑니다. 바꿔 말하자면 우리가 하는 다양한 생각과 행동은 결국 자신이 발견한 문제들을 능동적으로 해결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상황을 가정해 봅시다. ‘더러워진 손을 씻기 위해 공중 화장실의 세면대에 가서 비누를 찾았는데 비누가 없다.’ 자,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찌 보면 별로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 같은 이러한 상황에서도 우리는 자신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하는 아주 짧은 시간 동안에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쳐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어! 내가 손을 씻을 때 필요한 비누가 없군!(문제의 확인) - 지저분한 손을 깨끗한 상태로 만들어야겠어(바람직한 문제 해결의 상태 설정) - 어떻게 하지? 비누를 찾아서 씻을까? 이 번만 물로 대충 씻을까? 비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건 없을까? 다른 세면대를 사용할까? (여러 가지 해결 방법 찾기) - 다른 세면대를 사용해야지(해결 방법의 선택) - 다른 세면대로 가서 거기에 놓인 비누를 사용해서 깨끗이 손을 씻음(문제 해결)

새 학기의 독서 계획과 관련하여 여러분들이 해결해야할 크고 작은 문제들은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해결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알차고 효율적인 독서를 하기 위해 어떻게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을지 구체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독서와 관련하여 자신이 해결할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한다

독서를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은 쉬운 일이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 지 고민하게 됩니다. 그야말로 '문제'가 생긴 것이지요. 왜 이런 문제가 생길까요? 한마디로 그것은 자신의 독서 목적을 분명하게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독서 목적을 세우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이 독서와 관련하여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다음 두 가지의 경우를 중심으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A형: 나에게 책을 읽는 것처럼 끔찍하고 괴로운 일은 없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이 생각 외로 많이 있습니다. 책을 펴면 먼저 짜증부터 납니다. 그리고 책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은 마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일단 책을 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채 몇 분도 되지 않아서 천 근 만 근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급기야는 꾸벅 꾸벅……! 이런 학생들은 밖에서 씩씩하게 뛰어 노는 것을 더 좋아하고, 컴퓨터 게임만 시작하면 두 눈이 초롱초롱하고 얼굴에 희색이 도는 유형입니다. 이와 같은 학생들은 자신이 책을 싫어하고 피하게 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문제의 원인은 자기 자신에게 있으니까요.

B형: 나는 책을 읽고 싶은데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독서에 대해 왕성한 의욕만 있을 뿐 실천하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은 먼저 자신이 독서를 하려는 이유와 목적이 무엇인지 좀더 분명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만 해결된다면 문제의 절반은 해결된 셈입니다.



문제가 해결되면 어떤 상태가 가장 바람직하지?

자신이 해결해야할 문제를 정확히 파악했다고 생각하면 이제 그 문제가 해결 된 뒤에는 어떤 상태에 있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 생각해 봐야 합니다.

A형: 책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책이 좋아졌으면 좋겠다
책 읽는 일을 꺼리는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이런 유형의 학생들은 한꺼번에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지 않기 바랍니다. 처음에는 이 정도의 문제만 해결한다고 해도 큰 성공이니까요.

B형: 독서의 목적을 분명히 세우고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책을 내 힘으로 고를 수 있으면 좋겠다
독서의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단순히 즐기기 위한 것에서부터 공부를 목적으로 하는 것까지 다양할 것입니다. 즐기기 위한 것이라면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중심으로 목록을 살피는 것이 좋을 것이고, 공부를 위한 것이라면 그와 관련된 참고서나 문제집 그리고 중학생을 대상으로 출판된 다양한 전문 서적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 가장 최선일까?

A형:
① 일단 서점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책이 과연 있는지 없는지 살펴본다.
② 친구들이 가장 많이 읽는 베스트셀러를 한 번 읽어본다.
③ 내가 좋아하는 친구와 책 읽고 퀴즈 맞히기 게임을 한다.
④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추천한 책을 뒤적여 본다.

B형:
① 독서의 목적과 필요한 책의 제목을 조사하여 표로 정리한다.
② 선생님이나 부모님께 어떤 책을 골라 읽어야 할지 상의한다.
③ 독서의 목적이 같거나 비슷한 친구와 함께 필요한 책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④ 인터넷의 검색 엔진을 이용하여 목적 달성을 위해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조사한다.

어떤 방법이 가장 최선의 방법인지 스스로 판단하여 선택해 봅니다. 이 때 학생들은 처음에 가졌던 자신의 독서 목적을 달성하는 데 적절한 것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내가 실천 가능한 일이 뭐지?

각 유형의 학생들은 여러 가지 대안을 모두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 실천 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고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행동하는 젊음이 아름답다

일단 실천하기로 한 것은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겨야 합니다. 아무리 좋은 해결 방법을 생각해냈다고 하더라도 실천하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문제가 잘 해결 된 경우에는 과정을 종료하고 또 다른 문제를 확인하는 일을 진행시킵니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판단이 되는 경우에는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나는 문제를 정확히 확인했는가? 해결 방법은 적절한 것이었는가? 선택한 방법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는가? 등을 생각해 보고 다시 한 번 이 과정을 거쳐 실행해 봅니다.

지금까지 설명한 문제 해결 과정을 그림으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계획을 세울 때 이것만은 경계하자! 작심삼일 타파하기
계획을 세울 때 경계해야 할 최대의 적은 ‘작심삼일(作心三日)'입니다. 이 말은 하고자 하는 일을 도모한 지 삼일도 안 되어서 포기하거나 잊어버리고 마는 사람들의 잘못된 습관을 경계하는 표현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학기초가 되면 여러 번 독서 계획을 세웠을 겁니다. 그 때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 중에는 아마 ’작심 삼일'이 되는 경우도 많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러한 악순환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책은 점점 더 귀찮고 싫은 존재가 되고 독서를 할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점점 더 많이 잃게 될 뿐입니다.


이렇게 해 보세요

앞으로 여러분이 독서 계획을 세우고자 한다면 이렇게 해 보십시오. 먼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 중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를 곰곰이 생각합니다. 그 다음 위에서 제시한 문제 해결 과정에 따라 독서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자신의 독서 계획을 마치 보물을 찾아가는 전략을 짜듯 시도해 보십시오. 날짜와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쭈~욱 적어 놓고 하품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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