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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바다 녹차밭

cassia 2005. 6. 10. 04:43

녹차밭의 아름다운 곡선미

 

사진가 최병관씨가 렌즈에 담은 보성 녹차밭 풍경
미디어다음 / 윤경희 프리랜서 기자
차 한 잔에 이야기 한 마디. 점점 심오한 경지에 들어가네.
이 즐거움 참으로 조촐하니. 굳이 술에 취할 필요가 없으리.

이 시는 고려시대 대문장가인 이규보의 다시(茶詩) 다. 우리 조상들은 예로부터 녹차 한 잔을 마시면서도 찻잎에서 우러나오는 잔잔한 향기와 분위기를 즐길 줄 아는 여유로운 멋이 있었다.

자신의 고향인 전라남도 순천시 순천만을 중심으로 남도지방의 사진을 주로 찍어온 사진가 최병관(45)(www.suncheonman.com)씨는 전라남도 보성군의 녹차밭을 렌즈에 담아왔다. 최병관씨가 담은 녹차밭 사진 중 일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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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색의 향기
다원의 녹색 향연이 열리는 신록의 계절 5월은 차를 따는 아낙네들의 분주한 손끝에서 시작된다. <2003년 5월, 보성 제2다원>

녹색의 향기
녹차밭의 아침
연록의 능선
녹차밭과 소나무
삼나무 산책로를 자나며

 

여행을 좋아했던 최씨는 98년 한달치 급여를 털어 카메라를 구입했다. 처음에는 여행을 다니다 만난 아름다움 풍경을 찍는 것부터 시작했다. 그 뒤로는 주로 자신의 고향인 순천만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여행을 통해 직접 찍은 순천만 사진을 가지고 2001년 ‘남도포토’ 라는 홈페이지를 처음 개설했다.

2004년 최씨는 ‘동북아시아 두루미 보호 국제 네트워크’ 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순천만 지역의 생태계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라지는 조류와 갯벌 등 순천만 지역의 생태계 사진을 찍으며 '순천만닷컴'에 개제했다.

최씨는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말한다. 훌륭한 작품다운 사진을 얻어내려면 적절한 시간에 빛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최씨는 “녹차밭 사진 중 아름다운 사진은 밭이랑을 선명하게 표현한 사진이나 안개 낀 배경이 어우러진 분위기 있는 사진”이라며 “이런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과 늦은 오후 시간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어 “우리나라 어디를 가도 보성 녹차밭만큼 아름다운 곡선의 미가 살아있는 대단위 차 재배지는 없을 것” 이라며 “드넓게 펼쳐진 차밭의 사이사이에서 형형색색의 작업복을 입고 차를 따는 아주머니들의 모습도 연녹색 차밭과 조화롭게 대비를 이뤄 좋은 풍경을 만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순천만의 사계절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계획하고 있다. 순천만에 서식하는 각종 조류와 갯벌 생태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 아름다운 순천만의 모습을 널리 알릴 생각이다.

최씨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순간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위해 소중한 자연을 훼손하는 요즘의 세태가 못내 아쉽다”며 “이런 사진을 통해서나마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녹차밭의 아침
따사로운 햇살 아래 녹색 물결이 수놓은 녹차밭의 풍경. 파란 하늘과 절묘한 조화를 이뤄 잉카제국의 고원이 연상된다. <2002년 6월, 보성 붓재다원>

 

 연록의 능선

녹차밭의 이랑이 산에 구불구불 선을 만들어 놓았다. <2005년 5월, 보성 붓재다원>

 녹차밭과 소나무

푸르게 펼쳐진 차밭 한가운데 아담하게 서 있는 두 그루 소나무. 청명한 다원의 아침 풍경을 더욱 평화롭게 한다. <2005년 5월, 보성 제2다원>

 

 삼나무 산책로를 자나며

굽이굽이 이어지는 차밭 사이의 삼나무 숲 길은 손님들을 맞이한다. <2005년 5월, 보성 대한다원>

 

 나와 엄마의 산책길

차밭을 가로 지르는 평화로운 삼나무 산책은 누구나 한번쯤 거닐고 싶은 길이다. 그길을 다정스런 모녀가 거닐고 있다. <2005년 5월, 제2다원 >
 
 아침을 맞는 다원의 풍경은 싱그럽다
저 멀리까지 펼쳐진 차밭을 내려다 보면 싱그러운 아침, 은은한 녹차 향기가 절로 베어나는 듯 하다.
 
 휴식

이른 아침부터 분주한 손놀림으로 찻잎을 따던 아낙들이 잠시 휴식을 취하러 갔다. 그 사이 녹차밭에는 빈 바구니 두개가 남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