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홰

향수 20040430

cassia 2005. 4. 16. 04:42

 


    산마을 사람들아
    고향땅 천리 밖에 있어도
    철쭉 핀 노을강 앙금이 보인다
    아름답게 갈라진 노을강 허리
    하늘마저 삼켜버린 노을강 강바닥
    지리산 철쭉밭에 꽃비로 내리고
    즈믄밤 내린 꽃비 꽃불로 타오르고

    .....고정희 / 철쭉祭 첫 연에서...


    고정희시인은 아까운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요절한 여류시인입니다..

    그런데,
    제게 있어 이 시인은 시인으로써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 보다,
    우리 어머니의 모습에 더 이끌렸던 것 같습니다..
    이 시인은
    생전에 사는게 바빠서
    젖먹이 자식에게 늘 미안했던가 봅니다..
    그래서 퇴근 해 돌아오면
    아무 말도 않고
    아이를 들쳐 업고는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었습니다..

    그 이 후 고정희시인의 글은
    일부러라도 찾아 읽고는 했었습니다..

    너무 흔해서 메마르다 싶은 소재임에도
    애틋한 슬픔으로 촉촉한 그이의 시를
    읽노라면
    왠지,
    참 부끄러워지곤 했었습니다..

    그리고 찾아 본 한 편의 글...

    다 올리지는 않으렵니다..
    그닥 밝지 않고 자꾸 슬퍼지거든요...*^^ 
      
    이 음악과
    고시인의 글에서
    다가드는 고향....

    .....,

    고향이 가까워 오면
    왜,
    눈시울이 뜨거워 질까요?...

    한꺼번에 스쳐가는
    아스라한 추억,...
    그리고 그리운 사람들,...이 있다는 것 외에도

    고향 산천의 나무, 흙,..그 모든 것의 존재함에는
    조상의 넋이 스며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흔히,
    흙으로 돌아간다고 하듯이
    산이나,들...
    그리고 나무...그 모든 것들을 버티게 하는 흙속에
    우리의 조상도 분명 존재하고 있겠지요...

    어쩌다 들리는 노래 한 곡에
    생각은 끝이 없습니다..

    4월 마지막 날입니다.
    마지막 날이라 해 보았자
    그 날이 그 날일 뿐이지만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어 보려는 핑계로 삼는 것 또한
    그닥 나쁠 것도 없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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