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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우의 문장 배달 - 박연준,「여름과 루비」

cassia 2022. 11. 5. 10:36

문학집배원 이승우의 문장 배달 - 박연준,「여름과 루비」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가 운영하는 ‘문학광장’에서 제공합니다.
문학집배워 이승우

모든 이별은, 어떤 의미로든 강요된 것이다. 떨어지는 것이고, 떨어지되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떨어지다’라는 단어는 붙어 있다가 따로 떼어지게 되는 현상을 가리키면서 동시에 위에서 아래로 내려지는 것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니까 이 이별, 이 떨어짐은 수직하강의 움직임이다. 언덕에서 내려오는 것이다. 그 반대는 아니다. 그 순간 갑자기 발생하는 낯섦에 대해 이 작가가 붙인 ‘낙차’라는 이름은 얼마나 선명한지. 흡사 낙인 같지 않은가. 그러나 이어지는 문장에서 우리는 낙차를 극복하는 방법도 배운다. 언덕 옮기기가 그것이다. 내려오기를 옮기기로 바꾸는 것은 수직 하강을 수평 이동으로 바꾸는 작업이며, 그쪽은 충분히 봤으니 이쪽을 보라고 돌려세우는 신의 손길에 대한 응답이기도 하다. 그렇게 할 때 이별은 낙인이 아니라 성장이 될 거라고, 인생이 달라질 거라고 이 친절한 작가는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다.

 

2022. 11.3(목)

 

문학집배원 인사말

 

안녕하세요. 새로 문장을 배달할 소설가 이승우입니다. 모든 문장은 그 문장을 읽는 순간의 한 사람을 위해 쓰인다고 나는 믿습니다. 그 한 사람에게 문장을 쓴 사람의 마음이 잘 전달되도록 성실히 배달하겠습니다.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기다려 준다면 집배원으로서의 자부심이 한층 높아질 것 같습니다.

 

이승우

 

소설가. 1981년 한국문학 신인상 당선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으며 장편소설 『생의 이면』, 『지상의 노래』, 『이국에서』 등과 중단편소설집 『미궁에 대한 추측』, 『모르는 사람들』, 『사랑이 한 일』, 등이 있다. 대산문학상, 동인문학상, 현대문학상 등을 받았으며 다수의 작품이 프랑스, 일본, 독일 등에 번역 출판되었다.

 

문학광장 "문장" (munjang.or.kr)

 

[국내도서] 여름과 루비

 

여름과 루비 | 박연준 - 교보문고

여름과 루비 | 나와 당신을 루비처럼 빛나게 해준 여름, ‘첫 순간’이 유성우처럼 쏟아지던 우리들의 유년에 대하여 박연준 시인의 첫 장편소설!시집 《속눈썹이 지르는 비명》 《아버지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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