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지식생태학자 유영만의 ‘언어와 생각을 단련하는 책 5′
지식생태학자 유영만 / 입력 2022.09.24 03:00
‘생각지도 못한 생각지도’ ‘공부는 망치다’ 등 총 90여 권의 저·역서를 펴내고,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세바시)’ 등 대중 강연에 나서며 읽고 쓰는 행위에 대한 지혜를 전달해왔다. 최근 언어 생활의 격을 높이는 방법을 담은 책 ‘언어를 디자인하라’를 펴낸 그가 ‘날 선’ 언어로 ‘낯선’ 생각을 벼리는 책 다섯 권을 추천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다.” ‘언어로의 도상에서’에 나오는 하이데거의 말이다. 존재의 의미와 가치는 그가 사용하는 언어가 결정한다. 기존 언어 사용 방식을 파기하고 날 선 언어로 존재의 터전을 새롭게 건축하지 않으면 낯선 생각은 쉽게 잉태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책이다.
어느 순간부터 책을 깊이 읽지 않는다. 짧은 텍스트도 읽지 못하는 난독증 또는 텍스트 혐오증이 문해력 문제와 연결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피가 부족하면 빈혈이 일어나는 것처럼 일상 언어도 이해하지 못하는 빈어증이 심각해지면서 대화가 끊기고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는다.
타성에 젖은 언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서 생각도 틀에 박히고 천박해지기 시작한다. 언어는 생각의 옷이다. 똑같은 생각도 어떤 언어로 디자인하느냐에 따라 감동적인 메시지로 재탄생한다.
내가 모르는 단어만큼 내가 모르는 세계가 존재한다. 다른 세계와 만나고 싶으면 타성에 젖은 언어에서 벗어나 색다른 언어로 내 생각을 디자인하는 것이다. 낡은 언어가 인간을 마음대로 부리기 전에 ‘낯선 생각’을 ‘날 선 언어’로 끊임없이 벼리는 이유다. 언어를 벼리지 않으면 언어가 나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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