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박준의 시배달-심재희, 「높은 봄 버스」

cassia 2022. 5. 26. 19:47

심재희, 「높은 봄 버스」

 


심재희, 「높은 봄 버스」를 배달하며

계단 몇 개 오른 것 같은데 벌써 봄이 갑니다. 피어야 할 봄꽃들은 진작 다 피었고 이제 지는 일만 남은 것이지요. 제가 봄 내내 부지런히 입었던 외투의 소매 끝단도 많이 해졌습니다. 사실 처음 이 외투는 제 마음에 꼭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제는 한철을 같이 지나보냈다는 이유로 좋아졌습니다. 다시 계단 몇 개를 내려와야 하는 시간, 저는 외투를 깨끗하게 빨아서 늦은 봄의 햇빛 아래 말린 다음 어두컴컴한 서랍에 넣어둘 것입니다. 

이렇게 마지막 인사와 새날의 기약을 한데 두고 싶습니다.

문학집배원 : 시인 박준 2022. 05.26(목)

작가 : 심재휘
출전 :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창비, 2022)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 심재휘 시집 (창비시선 468)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 - 교보문고

심재휘 시집 | 따뜻하고 진솔한 언어로 독보적인 서정시 세계를 펼쳐온 심재휘 시인의 신작 시집 『그래요 그러니까 우리 강릉으로 가요』가 출간되었다. 2019년 제1회 김종철문학상 수상작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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