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꽃 - 김춘수

cassia 2014. 6. 23. 08:50

       

      시&그리움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