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스크랩] 황인숙, 「조깅」 (낭송 황인숙)

cassia 2011. 3. 7. 13:15
    황인숙, 「조깅」 중에서(낭송 황인숙) 황인숙, 「조깅」 중에서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후, 후, 후! 하, 하, 하, 하! 후, 하! 후, 하! 후하! 후하! 후하! 후하! 땅바닥이 뛴다, 나무가 뛴다. 햇빛이 뛴다, 버스가 뛴다, 바람이 뛴다. 창문이 뛴다. 비둘기가 뛴다. 머리가 뛴다. 잎 진 나뭇가지 사이 하늘의 환한 맨몸이 뛴다. 허파가 뛴다. 하, 후! 하, 후! 하후! 하후! 하후! 하후! 뒤꿈치가 들린 것들아! 밤새 새로 반죽된 공기가 뛴다. 내 생의 드문 아침이 뛴다. 독수리 한 마리를 삼킨 것 같다. 시·낭송_ 황인숙 - 1958년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198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 「나는 고양이로 태어나리라」가 당선되어 작품활동 시작. 시집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슬픔이 나를 깨운다』,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 『나의 침울한, 소중한 이여』, 『자명한 산책』, 『리스본行 야간열차』 등이 있음. 동서문학상, 김수영문학상 등을 수상함. 출전_ 『우리는 철새처럼 만났다』(문학과지성사)   황인숙, 「조깅」을 배달하며 찬바람 속에 봄기운이 느껴지는 3월입니다. 이불 박차고 두꺼운 옷 벗고 새 공기를 마시면서 뛰고 싶은 3월입니다. 추위에서 풀려난 모든 것들이 날아오르고 싶어 저절로 뒤꿈치가 들리는 봄, 내가 뛰면 뒤꿈치가 들린 모든 것들이 함께 뛰어줄 것 같은 봄, 새 신을 신고 뛰면 머리가 하늘까지 닿을 것 같은 봄입니다. 우리 몸 안에는 날아오르고 싶은 '가벼움의 본능'이 있다고 바슐라르는 말했지요. 날아다니는 꿈을 꿀 때, 우리는 날개가 있어서 나는 게 아니라 날기 때문에 날개가 달리는 거라고 합니다. '꿈꾸는 사람 자신도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벼움'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이라는 거죠. 너무 가벼워 날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햇빛과 공기와 바람과 나무와 창문과 땅바닥이 자꾸 같이 뛰자고 유혹하는데, 발바닥이 근질근질하지 않으세요? 새벽산책 시와 그리움 출처 :
    출처 : 새벽산책 시와 그리움
    글쓴이 : 새벽(뎀)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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