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홰

서울어린이회관은 어린이에게,

cassia 2009. 10. 20. 10:40

 지난 주말 서울에 갔습니다.

초등동기 아들결혼식을 어린이회관에서 하였습니다.

서울어린이회관, 그러고 보니 어언 30년이나 지난 것 같습니다.

70년대 말엔가 아해들의 인솔자로 처음 갔었고, 이 후 80년대에도

아해들과 다녀 왔었지요.. 서울이 가까워 오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의

설렘을 잠재우느라 차멀미도 잠시 잊었더랬습니다. 백속에 있던 디카를 꺼내어

워밍업하듯이 때마침 막 지나는 한강풍경을 담아 보았습니다. 

 

할아버지의 시계 - Mantovani 악단연주곡
 

새벽산책 시와 그리움

 

드뎌, 어린이 회관입니다. 그런데 너무 황폐해 진 모습에 가슴이

철컥 내려 앉는 기분이었습니다. 이럴 수가 이렇게 작고 협소했었나?

 분명 그 당시에 크고, 넓고 아름다워서 견학 온 아해들에게는 희망을, 

삶에 묻혀 감성도 무뎌버린 어르니들에게는 설레는 환상을 

선물해 주었었는데 이렇게 달라지다니 너무 허무했습니다.

입구에 서서 우리들을 맞아 주던 든든한 수문장같은 바위는 변함이 없었는데.

발디딜 곳 없는 비좁은 주차장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과학관으로 들어갔습니다. 결혼식장이 이 안에 있었습니다.

하얀소복(왜 소복일까? 아름다운 우리색깔의 고운한복을 두고,..-.-=)의 육여사께서

예식장을 오가는 하객들의 무심한 발길을 그야 말로 무심한 모습으로 보고계셨습니다.

 

아해들이야 말로 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것을 깨우쳐 주셨던 글귀가

새삼스러웠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 곳 풍경은,....

 

괴학관 내부입니다. 정말 보잘 것 없었으며 관리도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시간이 어중간한 멀리서 온 하객들중 그나마 관심있는 어르니들만이 이곳,저곳을

둘러 보고 계셨습니다. 문이 닫겨 있는 손기정선수의 기념관은 참 아쉬웠습니다.

 

고육영수여사의 승용차입니다. 옛날 육영수여사를 기억하는 올드팬?들에게는

추억거리이겠지요....아무 조처없이 전시해 놓아서 걱정스럽기도...기우일까??

 

설립자가족이어서인지 박통모습도 보였습니다. 무심히 보다보니 참 반듯하게

생기셨구나 싶어지데요....또 고백하지만 저는 정치는 모릅니다. 하지만 박통께서 남긴

발자취는 아직껏 너무나 뚜렷합니다. 흑이든백이든,....그 누구에게나 흑백은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저자신 또한 그렇구요.... 

 

지금 보이는 이 사진이 가장 보기에 좋았습니다. 어느 누가 자기의 자리에서

주어진 일에 대하여 사명감을 가지고 잘 해 보고 싶지 않겠어요? 모두 다 그랬겠지만

참 많은 일을 해 내신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가 오갔던 경부고속도로도,...

누구는 이 고속도로는 안된다고 드러눕기도 했다는 일화도 있던데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고속도로 내려는 이유도 막으려던 이유도 애국이라 믿었겠지요...틀림없이.  

 

이런저런 생각에 실내가 답답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하늘도

넓지가 않더군요...내 소갈머리탓이겠지요...ㅎㅎ 

 

어린이회관 전체가 결혼식하객들로 시장바닥이나 진배없더군요.. 

 

다시 올려다  본 하늘이 그래도 시원하게 높더군요..가을이니까,..^^*  

 

예식장이 있으니 식당도 당연히,....모처럼 만난 친구끼리 식사후의 수다에

빠져 있는데 다음 예식하객맞이해야 된다고 나가 달라는 정중?한 인사에

쫓기듯이 밖으로 나왔습니다...ㅎㅎ

 

그 울창했던 숲도 왠지 허전합니다. 숲 군데군데 친절?한 작은 매점이 오가는

사람들을 붙잡더군요...낙엽은 지는데,...옛생각에 다리 풀린 어르신들은 못이긴 듯 나무의자에

잠시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아~ 맞다 3층 예식장 옆에 유치원도 있었지...그러다 보니

이렇게 울긋불긋 놀이터도 있어야 겠지요. 숲이 숲같지 않던 이유?

 

부정적인 생각만 한 것 같아 글올리기가 좀 미안해 집니다. 좋은 시설물을 좋은데에

빌려 주는게 뭐 그리 나쁘냐 할 수도 있는데 자꾸 떫떠름해 지는 것은 제 심술인지 모르겠습니다.ㅎㅎ

개인적인 생각이라면 이 공간만큼은 정말 어린이들의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꾸 듦은

아마도 잠시 제가 몸담았던 직장과 무관하진 않겠지요..이 글이 아주 단편적이라는 것 압니다.

두세시간 머물렀던 곳에 대하여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는 욕심이 앞선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평일은 이 날과 다를 것이라 믿습니다. 그야 말로 아해들만의 멋진 꿈터였으면 참 좋겠습니다. 

 

'바람의 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손자,^^*..   (0) 2009.10.25
Apple Day  (0) 2009.10.24
[스크랩] 함  (0) 2009.05.13
팔공산 순환도로 드라이브  (0) 2009.05.09
인연  (0) 2009.05.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