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홰

[스크랩] 함

cassia 2009. 5. 13. 10:46

 기다리던 아들 결혼식이 6일 후로 다가 옵니다.

장만해 두었던 예물상자와 혼서와 물목紙를 가지고 부탁해 둔 한복집에 갔습니다.

그냥 예물을 담고 멜빵이나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꼬박 두어시간이 걸려서야 완성했습니다.

딸의 결혼때와 사뭇 다른 준비들이 신기하기도 하고, 정성을 다하는 한복匠 김선생의 손길이

자못 엄숙하기까지 합니다. 양해를 얻어 사진과 동영상으로 기록해 봅니다.

 

요즘은 함대신 여행가방으로 대체하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고운 전통을 따라 해 보고 싶었습니다.

두 해전 결혼한 따래가 함을 소중히 여기는 것을 보니

새아기에게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김선생의 정성스런 손길을 보면서

옛사람들의 염원이 보이는 듯 해서 저절로 옷깃을 여몄드랬습니다.

 

이제 새 출발을 하는 부부에게 기러기를 다듬으면서 오곡을 담고 매듭을 지으면서  

어른들의 축복이 먼 훗날까지 부부에게 힘이 되어 주리란 욕심도 부려 봅니다.  

 

    

함속의 바닥입니다. 동서남북과 한가운데에 곡식주머니를 정해진 방위에 놓습니다.

아마 평생 양식 걱정은 말고 살라는 기원이 아닐까 싶기도,...(오곡 대신 씨앗을 넣기도 함)

 

 백년해로를 기원하는 기러기 한쌍,....

 

홍색으로 저고리를 싼 후 청색 비단실(청실)로 매듭지어 묶습니다.

 

 치마는 청색에 싼 후 홍색 비단(홍실)실로 매듭지어,...

노래도 있지요...청실,홍실 엮어서~.......

 

매듭엮기도 신기하기에 영상으로,.....^^*

 

 

오곡위에 치마저고리를 넣고 기러기도 넣습니다.

 

예물상자입니다.

 

예물상자위에 혼서와 물목紙를 올려 넣습니다.

 

이제 함속 내용물을 다 넣고 자물쇠도 채웁니다. 

 

홍포로 함을 쌉니다. 매듭으로 묶습니다.

 

다 묶은 후 봉인紙로 마무리

 

 이제 흰광목천-예전에는 이 광목천을 하얗게 볕에 바랜 후 아기 기저귀로 사용-으로 멜빵을 만듭니다.

 

 아해들 갈래머리 같습니다. 이것은 함을 팔러가서 밀고 당기는 손잡이라고 합니다.

매듭을 풀때에 끝을 살짝 벗겨 당기면 잘 풀어지게 해야 합니다..

멜빵은 앞 쪽에 있습니다. 미쳐 촬영을 못했습니다.

 

손잡이 엮는 매듭법도 색다르기에 영상으로...^^*

 

 

 

완성된 함입니다. 뒷면만 보입니다. 앞쪽은 등에 멜 수 있는 멜빵으로 되어 있습니다. 

 

 청실홍실ㅡ진송남,정훈희 

청실홍실 엮어서 정성을 들여
청실홍실 엮어서 무늬도 곱게
티없는 마음속에 나만이 아는
음~~~~음~~~~수를 놓았소

인생살이 끝없는 나그네 길에
인생살이 끝없는 회오리 바람
울어도 순정만은 목숨을 바쳐
음~~~~음~~~간직했다오

출처 : 60대의 별뜨락 시와 그리움
글쓴이 : 새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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