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감자 먹는 사람들>

cassia 2006. 5. 13. 06:02

1885.4.30 ..... 나는 램프 불빛 아래에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로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바로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감자 먹는 사람들>

김광우의 <성난 고갱과 슬픈 고흐>(도서출판 미술문화) 중에서

 

 

빈센트는 1885년 4월 첫 걸작 <감자 먹는 사람들>177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는 이 작품에 대한 첫 구성을 제작한 석판화179를 라파르트에게 보냈고

그가 받은 비평은 가혹했다.
하지만 빈센트는 라파르트의 혹평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여러 점의 드로잉을 습작했으며

현재 암스테르담의 빈센트 반 고흐 뮤지엄에 소장되어 있는 습작178을

그린 후에야 만족하며 서명할 수 있었다.
한 가족이 둥근 탁상에 둘러앉아 저녁식사를 하는 장면은 19세기 화가들에게는

흔한 주제였지만 그의 작품은 과장된 표현주의에 가까워서 강렬한 표현의 의지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헤겔은 『미학』에서 성격화하는 원리는 추한 것과 추한 것을 재현하는 것까지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의 주장은 19세기에 가장 유력한 미학이론으로

예술가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헤겔은 예술가는 주제와 씨름할 때 편견이나 가치판단 혹은 지나친 감각을

버려야 한다고 했다.
<감자 먹는 사람들>에서 헤겔의 미학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빈센트는 <감자 먹는 사람들>에 관해 테오에게 적었다.


테오에게,
네 생일을 맞아 늘 건강하며 마음에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한다.
오늘에 맞춰 유화 <감자 먹는 사람들>을 보내려 했는데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 완성하지 못한 상태란다.
최종 작품을 기억을 더듬어 그리고 있으니 비교적 짧은 시간 내 완성하겠지만

겨울 내내 이 작품을 위해 머리와 손을 묘사하는 습작을 해왔다.
강한 열의를 갖고 작업하느라 며칠은 전투라도 치룬 것 같았다.
작품이 완성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이 종종 들어 두려웠단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이 무엇이겠니?
‘행동하고 창조하는 것’ 아니겠니?
(1885. 4. 30 )


2년 후 여동생 윌에게 쓴 편지에 “내가 누에넨에서 감자 먹는 농부들의 모습을 그린 건

여태까지 그린 것들 중 걸작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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