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정서와 무의식

cassia 2005. 5. 7. 00:52

 

프로이트는 지성보다는

우리 인간 생명의 원동력으로 정서와 무의식을 중시했습니다.

이와 같은 견해는 인간이 이성적 존재라고

믿어 온 사람들에게는 충격이었습니다.

프로이트가 무의식의 개념을 창안한  것은 아니지만,

마음의 연구는 단지 의식의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처음으로 주장했다는 점이 획기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프로이트가 내린 주된 결론의 하나는 무의식의 정신생활은

의식적인 정신생활 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사월도 막바지에 이른 지금 교외로 나가 보면

천지는 온통 꽃바다를 이루고 있습니다.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편안히 누워 보면

꽃향기와 신록의 속삼임에 취해 정신을 잃을 지경입니다.

자연이라는 위대한 책은

우리의 눈을 피곤하게 하지 않고 두뇌의 혹사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찾기만 하면 자연은 갖고 있는

모든 내용물을 우리의 의식 무의식 속으로 아낌없이 전달해 주어

우리의 정서를 풍부하게 해줍니다.

자연의 품에 안기면 가난과 불행도 잊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흥에 겨워 생명의 합창에 동참하게 됩니다.

산업사회 이전 단계에 사는 사람들은

계절의 순환, 일출, 일몰 등에 민감했습니다.

그러나 도시인들은 해와 달, 별의 움직임을 보지 않고

톱니바퀴가 만들어 내는 인공적인 시간에 의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도시인들은 이제 교외로 나가지 않으면

계절의 변화조차도 의식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한 때 우리의 꿈과 동경의 대상이던 별을 이제 도시 아이들은 잘 볼 수 없습니다.

큰 건물들 사이사이에서 반짝이는 대형 네온사인이 밤하늘의 별을 대신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 인위적인 불빛을 보며 밤길의 방향을 잡게 되었습니다.

도시 생활에서 우리가 누리는 것은 무엇이며,

잃어버린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해 봅니다.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교내 폭력 문제도

이런 도시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빌딩의 숲 때문에 황혼녘의 불타는 노을을 볼 수 없는 아이들,

별을 보며 대자연의 신비와 경이감을 맛보지 못하는 아이들,

모든 즐거움을 돈으로만 얻으려고 하는 아이들, 누가 이들을 이렇게 만들었습니까?

간단한 옷차림으로 아이와 함께

아지랑이 피어오르는 논두렁길을 걸어보고

팔공산이나 앞산에 올라가 보십시오.

 

한 번씩 야외로 나가 대자연의 정기를 받는 것이 건강에도 좋고

성적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의식의 세계가 활기에 넘치고 알차기 위해서는

정서가 풍부하고 무의식의 세계가 건강해야 합니다.

 

자연은 이를 위한 영약입니다.

봄이 무르익고 있습니다.

자연을  사랑하는 아이들은 난폭하지도 않고,

자살 충동도 느끼지도 않으며,

항상 현재를 긍정하며 미래를 낙관할 줄 압니다.

이 봄이 가기 전에 아이들에게 봄을,

대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게 도와주십시오. / 매일신문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