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홰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cassia 2005. 4. 23. 06:38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

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노을빛 함께 단둘이서

기슭에서 놀다가 구름 손짓하며는,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

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

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 천상병ㅡ

 

 

사람을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살아있기에 사람이라 합니다.

이제,

내가 볼 수 없는 곳으로 가 버린 이들은 사람이 아니지요...

사랑하고,

미워하고,

주체할 수 없는 애증으로 앙앙불락하던 사람이

이제는 사람이 아니어서 곁에 있을 수 없어

저네들만의 세상으로 간다고 합니다..

혼이라는 새 이름으로,.. 

혼으로 떠돌면서

사람들에게 온갖것들을 나눠주는,...

 

선한 이에게는 천사로

뭔가 켕기는 이에겐 귀신으로 남아

사람들을 이끄는 보이지 않는 존재,..

 

어쩌면 이 글도 혼인지 몰라,...

 

늘 보던 사람들,

보는 것 만으로 모자라

안고 만지든 따뜻한 몸,...

이젠,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다는 것이 주는 허함을

메꾸려는 사람들의 방황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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