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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의 문장배달 - 제프리 유제니디스, 「불평꾼들」

cassia 2022. 1. 8. 09:18

편혜영의 문장배달 - 제프리 유제니디스, 「불평꾼들」 

 

 

원문 보시려면 ☞ https://munjang.or.kr/archives/284837


제프리 유제니디스, 「불평꾼들」을 배달하며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면 어떤 사안이나 물건에 대해 마구 불평을 늘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왠지 기분이 조금 나아지기도 합니다. 혼자 불평을 늘어놓자니 괜한 트집을 잡는 것 같고 미숙한 인간인 듯 민망하지만, 친구와 함께 불평을 쏟아내고 나면 유쾌한 마음이 들기도 해요. 세상의 부당함에 의견의 일치를 본 기분이랄까요. 쓸데없는 불평 좀 그만하라거나 사사건건 트집 잡지 말라는 충고를 듣기도 하지만, 그렇게 불평을 늘어놓아야 개선할 점도 보이고 더 나은 점도 찾을 수 있고 좋아하는 취향도 분명히 알게 되니까요. 묵묵히 참고 있는 게 오히려 마음의 힘을 앗아갈 때가 있습니다. 간혹은 사소해 보일지라도 죄다 말해 버리는 게 좋지 않을까요.
한바탕 불평과 불만을 털어놓고 나면 어쩐지 항상 시원한 웃음을 터뜨리게 됩니다. 뒤늦게 부끄럽고 머쓱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겠지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속엣말을 다 털어놓은 후라 마음의 질량이 다소 가벼워진 탓인지도 모르고요.
이 소설의 주인공 델라와 캐시가 남다른 주문으로 힘을 내는 손도끼를 찾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손도끼가 있을 겁니다. 마음으로 쥐고만 있어도 뭔가 할 수 있다는 기분을 주는 것 말입니다. 여러분에게 그것은 무엇 일까요. 그게 무엇이든 마음에 다잡고 올 한해 힘차게 시작해 보세요.

문학집배원 - 소설가편혜영

작가 : 제프리 유제니디스
출전 : 『불평꾼들』(현대문학,2021) p.41- p.43

 

  
출처 / 문학광장 (munjang.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