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상, 「시법(詩法)」
▲ 클릭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구상, 「시법(詩法) 」을 배달하며
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는가? 연암 박지원은 사마천의 비유를 든다. "아이들이 나비를 잡는 것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앞다리는 반쯤 꿇고 뒷발은 비스듬히 들고 손가락을 벌리고 앞으로 가서 손이 닿을 동 말 동할 때, 나비는 날아가고 만다. 사방을 돌아보면 아무도 없다. 겸연쩍게 웃고 부끄러운 듯 성난 듯 하는 이 경지가 바로 사마천이 글을 지을 때이다." 사마천을 시인으로 바꿔 읽어보자. 연암의 말처럼 구상 역시 숱한 실패를 거듭했나 보다. 이 시 속엔 사물과 기호의 어긋남, 즉 외양과 속살 더 나아가 실재를 재현할 수 없다는 절망이 있다. 하지만, 이 절망이 '실재의 안팎을 고대로 그려낼' 날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러니까 시는 잘 실패하는 법을 익히는 일이다.
문학집배원 시인 손택수 2019-06-13 (thurs)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출전 : 구상 시선집. 『구상무상』. 시월. 2014년.
'시와 憧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휘, 「코뚜레」 (0) | 2019.07.11 |
---|---|
서정주,「시론」 (0) | 2019.06.27 |
장석남,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0) | 2019.05.23 |
산등성이-고영민 (0) | 2019.05.20 |
유강희, 「소금쟁이」 (0) | 2019.05.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