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강희, 「소금쟁이」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유강희 │ 「소금쟁이」를 배달하며…
풀밭이 연못으로 바뀌고 화자는 또다른 소금쟁이로 둔갑을 한 것 같다. 나는 소금쟁이의 점프력에 놀라고 그 순간을 날렵하게 포착한 시인의 관찰력에 다시 한번 놀란다. 결정적 순간이란 이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겠다. 누군가에겐 그저 시시한 연못에 지나지 않겠지만 골똘한 시선을 가진 누군가에겐 생명의 사건들로 가득찬 경이로운 장소로 바뀐다. 상상력은 두뇌와 관련된 것이 아니라 이런 작고 희미한 것들의 기미를 읽을 줄 아는 마음과 더 관계가 깊다. 가스통 바슐라르였던가. "돋보기를 든 인간은 그냥 친숙한 세계를 지워버리고 새로운 대상 앞에서 신선한 시선이 된다. 돋보기는 바로 되찾아진 어린시절"이라고 말한 것이. 어린시절의 돋보기를 되찾을 때 우리는 누구나 결정적 순간을 살게 된다.
문학집배원 시인 손택수 2019-05-09 (목)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출전 : 유강희 동시집. 「소금쟁이」. 『뒤로 가는 개미』. 문학동네. 2015년.
'시와 憧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석남, 「저녁 햇빛에 마음을 내어 말리다」 (0) | 2019.05.23 |
---|---|
산등성이-고영민 (0) | 2019.05.20 |
정종목, 「작은 주먹」 (0) | 2019.04.25 |
김용택,「모든 것이 희미한데 나는 소스라친다」 (0) | 2019.04.11 |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0) | 2019.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