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장이지, 「중2의 세계에서는 지금」

cassia 2019. 1. 19. 10:22

장이지, 「중2의 세계에서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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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지|「중2의 세계에서는 지금」을 배달하며…


  눈이 큰 아이라니, 윤동주의 시에 나오는 소년을 닮은 얼굴이 떠오릅니다. 소년이 눈을 감으면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이 어릴 것 같은데, 세상에나 그 맑은 눈으로 삥을 뜯고 있군요. 요새 아이들은 참으로 무섭다며 탄식해야 할까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골목을 지나치며 어른이 된 우리의 세계도 중2의 세계. 동료를 폭행하는 회사 오너에게 “수고가 참 많으십니다” 하고 얌전히 지나가는 세계. 해고된 동료에게 한 마디 위로도 못하고 돌아서면 거울 속의 내가 나를 향해 모리배**처럼 웃고 있어요. 중2 여러분, 새해에는 이 세계를 어떻게 고쳐가야 할까요? 가르쳐주세요.
 

* 윤동주, 「소년」 , 『정본 윤동주 전집』, 홍장학 엮음, 문학과 지성사, 2015.
** 모리배(謀利輩): 온갖 옳지 못한 수단과 방법으로 자신의 이익을 꾀하는 사람
 

문학집배원 시인 진은영 2019.01.17 (목)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작품 출처 : 장이지 시집, 『레몬멜로』, 문학동네,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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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동주, 「소년」 -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

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쓸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소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출처 : http://blog.naver.com/bohoonkr/221360504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