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별헤는 밤ㅣ 작시:윤동주ㅣ 낭송:최현숙

cassia 2018. 1. 25. 05:03

별헤는 밤ㅣ 작시:윤동주ㅣ 낭송:최현숙


 


윤동주' 尹東柱'1917-1945
시인.북간도 명동'明洞'에서 기독교 장로의 장손으로 출생
어릴 때 이름은 해환'海煥'.명동 소학교,은진 중학,평양 숭실 중학,용정'龍井'의 광명 중학 등에서 공부했고,
연희 전문 학교 문과를 마치고 일본에 유학,립교'立敎'대학과 동지'同志社'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1943년 7월 여름 방학 때 귀향하기 직전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2년형을 언도받고
복강'福岡' 형무소에서 복역 중 사망했다.


그의 시는 소년다운 순결한 의식과 기독교적 참회의 정신을 시의식의 바탕에 깔고 있다.
1948년 유고 시집"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가 나왔다.


별헤는 밤ㅣ 작시:윤동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서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출처 / 시사랑 시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