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철,「포릉포릉」(낭송: 신범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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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품 출처 : 정동철 시집. ☜『나타났다』, 모악, 2016.
■ 정동철 │ 「포릉포릉」을 배달하며…
소주에 밥을 말아 참새에게 먹인 셈이군요. 참, 기가 막힙니다. 어이없어해야 할지, 영특하다고 해야 할지. 아무튼, 이 친구와 놀면 심심할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한데, 저도 본의 아니게 새에게 술을 먹인 적이 있는데요. 대략 육칠 년 전 겨울의 일입니다. 매실주를 담았던 매실을 거름으로라도 쓸 요량으로 마당가에 부어두었는데요. 물까치 떼가 몰려와 그걸 아예 대놓고 비틀비틀 먹어대는 통에 어찌나 난감했던지요. 시인이 함박눈한테서 위로를 받으며 유년의 한때를 더듬어준 덕분에 저 또한 잊고 있었던 기억 하나를 씽긋 떠올려보는 겨울입니다. 그럼, 앞만 보고 가지 마시고 가끔은 뒤도 돌아보면서 가는 여유로운 날들 되시기를 바라면서 이만 줄일게요.
시인 박성우2017-02-02(목)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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