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김영태, 「과꽃」(낭송 정인겸)

cassia 2012. 11. 12. 15:15
    김영태, 「과꽃」(낭송 정인겸) 김영태, 「과꽃」 과꽃이 무슨 기억처럼 피어 있지 누구나 기억처럼 세상에 왔다가 가지 조금 울다 가버리지 옛날같이 언제나 옛날에는 빈 하늘 한 장이 높이 걸려 있었지 시_ 김영태 - 1936년 서울 출생. 1959년 《사상계》에 시가 추천되어 등단. 시집 『유태인(猶太人)이 사는 마을의 겨울』 『바람이 센 날의 인상(印象)』『초개수첩(草芥手帖)』『객초(客草)』『북(北)호텔』 『남몰래 흐르는 눈물』『그늘 반근』『누군가 다녀갔듯이』등이 있음. 한국시인협회상, 서울신문사 예술평론상, 허행초상 등을 수상함. 낭송_ 정인겸 - 배우. 연극 <2009 유리동물원>, <맹목> 등에 출연. 출전_ 『누군가 다녀갔듯이』(문학과지성사) 음악_ Digital Juice - BackTraxx 애니메이션_ 이지오 프로듀서_ 김태형 김영태, 「과꽃」을 배달하며 “김영태는 자신의 내면에서 꿈꾸고 있는 단어들을 끄집어내는 놀라운 몽상가다. 그의 시는 짧다. 단어에서 허식을 제거하고 단어의 에너지를 통째로 끌어냈기 때문이다. (…) 이미지는 존재가 정성을 다하여 비의지에 자신을 내맡기는 순간에 포착된 의지이다. 이러한 비의지의 의지를 우리는 시선의 명상이라고 부를 수 있다. 시선의 명상이 삶의 지평선을 열어준다. 그리고 명상의 바탕은 연애감정이다. 본능의 역량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만이 이미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가 실린 시집 『누군가 다녀갔듯이』에 평론가 김인환 선생이 붙인 해설에서 길게 옮겼다. 아름다운 시편들과 시편들만큼이나 아름다운 해설을 읽으며, 감흥과 더불어 두 분 모두에게 살포시 부러움을 느꼈다. 그 음악이 너무 좋아 행복감에 빠진 연주! 「과꽃」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과꽃의 형태, 빛깔, 향기에 대해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과꽃’의 다른 경지를 보여준다. ‘기억처럼 피어 있는’, ‘조금 울다 가버리’는, ‘빈 하늘 한 장이 높이 걸려 있’는. 자기 세계에 한없이 집중돼 있는 김영태 선생의 그 순수하고 아스라한 과꽃. 김영태 선생의 시들은 썰렁한 듯하면서 운치가 있다. 사실적으로 그린 풍경인데 추상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져, 몇 번이고 새라 새롭게 곱씹을 맛이 난다. 해설에 또 기대자면, ‘절제가 풍요로 전환되’어서 그럴 것이다. 시, 음악, 무용 등의 아름다움 앞에서만 무릎 꿇었던 기사(騎士). 원치 않는 건 절대 하지 않고, 자기와 자기 둘레의 작은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살았던 시인 김영태. 선생님은 세련되고 우아한 성향이셨지만, 그래서 더욱 인상 깊었다. 언젠가 한 번 함께 먹은 육개장, 그리고 터프한 운전. 문학집배원 황인숙 / 출처 : / 새벽산책 시와 그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