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cassia 2007. 6. 9. 21:28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서울=뉴시스】

‘서정윤의 홀로서기 그 이후’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는 ‘홀로서기’의 시인 서정윤이 ‘사랑’을 주제 삼은 시편들을 모아 해설했다.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로 시작하는 ‘편지’등 시인 50명의 가슴 저민 사랑의 시들을 담았다. 이들 시에 짧지만 감각적이고 철학적인 단상을 붙였다.

사진작가 신철균은 시에 흑백사진을 보탰다. 아이들의 순수한 표정 등 추억과 향수를 부르는 사진은 자체만으로 이야기이자 시다.

서정윤의 시 ‘묘비명’을 보면 시 선집을 묶은 그의 사랑관이 드러난다. ‘사랑은 기쁨의 순간보다 고통의 나날이 더 많은 것을 하지만 짧은 환희가 머나먼 날들의 힘겨움을 버틸 수 있는 힘을 준다는 사실을’ 알았다는 것이다.

시인들은 저마다의 감성과 언어로 사랑의 기쁨과 고통, 환희와 힘겨움 등을 시로 빚어냈다.

고재종은 사랑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처’라고 은유한다. 유하 역시 사랑은 ‘늘 고통을 페달 돌려 자기를 불 밝히는’일이며, 사랑은 고통이라 했다. 안도현은 사랑을 매미에 빗대어 ‘너의 옆에 붙어서 뜨겁게 우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반면
조은은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한층 직설, 감정적으로 사랑을 토로하고 있다. 서정윤은 이 시에서 언어의 마력을 느낀다. ‘사랑한다는 말도 별이 흔들릴 정도로 간절하게 말하면 상대에게 전달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쉽게 사랑이란 말을 내뱉는다’고 지적한다.

오규원의 ‘한 잎의 여자’를 놓고 서정윤은 세상의 수많은 여자들 중에서 나와 관계된 단 한 명과 나누는 대화의 즐거움을 전한다. 그것이야 말로 아름다움이고, 행복이고, 운명적인 만남이라 강조한다. 더불어 실린 사진에는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꾀그만 여자, 한잎의 여자를 사랑했네. 물푸레나무 그 한 잎의 솜털, 그 한 잎의 맑음, 그 한 잎의 영혼, 그 한 잎의 눈…’이라는 싯구가 곁들여져 복합, 중층적 울림을 자아낸다.

편지·김남조, 너를 사랑한다·강은교, 늦가을·김사인, 갈대꽃·유안진, 첫사랑·고재종, 사랑의 위력으로·조은, 사랑·안도현, 사랑의 편지·유하,
더딘 사랑·이정록, 별에게 묻다·고두현.

그립다고 말했다·정현종, 묘비명·서정윤, 봉숭아·도종환, 딸기·장석주, 목련·류시화, 치자꽃 설화·박규리, 꽃·기형도, 오동꽃·장석남, 민들레·신용목, 바람의 노래·최형철.

한 잎의 여자·오규원, 바다·이성복, 일찌기 나는·최승자, 모슬포에서·김영남, 소나무 연가·이해인, 쓸쓸한 날에·강윤후, 이별한 자가 아는 진실·신현림, 내 영혼의 마지막 연인·김태동,
나를 위해 울어 주는 버드나무·이윤학, 나무를 붙잡고 우는 여자·박형준.

조그만 사랑 노래·황동규, 봄길·정호승, 혼자서 부른 노래·서정춘, 푸른 나무·김용택, 여행·이진명, 강가에서·윤제림, 가을·
윤희상, 땅끝에 서면 몬드리안의 바다가 보인다·이흔복, 물로 빚어진 사람·김선우, 풀·서종택.

꿈꾸는 당신·마종기, 가시나무·천양희, 세월에게·
김명인, 익숙해진다는 것·고운기, 얼룩·황인숙, 엽서, 엽서·김경미, 마음의 오지·이문재, 흐린 날의 연서·함민복,기차는 간다·허수경, 또 나뭇잎 하나가·나희덕.

서정윤은 “시도 아닌 것들을 시라고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 누구에게서도 구원의 손길은 오지 않았고, 결국 스스로 조금씩 눈을 뜰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눈이 뜨이니까 다른 사람의 시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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