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憧憬

기억한다는 것

cassia 2007. 6. 15. 05:24

기억한다는 것

                            조 미 희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스스로를 사랑하며 살고 있다는 좋은 까닭입니다
길을 걸으며 길을 내고
사람 안에서 사람이 되어가는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그 당당한 외로움만으로도 값진
끝내 닿지 않아도 좋을 항구입니다

일상의 분분함을 단절하고
뒤늦은 깨우침에 아파하며
영혼의 밭을 일구고 돌아오는 새벽입니다
내 기억을 다스리는 그대로 인해
표류하는 열정을 침묵으로 삭혀
현존으로 잔을 채워가는 그대 안의 충만입니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건
서로에게 동아줄 든든히 매는 일입니다
기억은
존재함이 자라는 토양입니다

흐르는 음악은 『남택상의 강가의 노을』입니다.
♧ 조미희 시인 :: 2006년 ≪문예춘추≫ 여름호 등단

'시와 憧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실은,..  (0) 2007.06.29
마음이 행복한 사람  (0) 2007.06.16
‘견딜 수 없는 사랑은 견디지 마라’  (0) 2007.06.09
기쁨 - 천상병  (0) 2007.06.08
마음이 즐거우면  (0) 2007.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