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작으면 사회생활 손해" 아이들 키 키우기 열풍

cassia 2007. 5. 20. 21:21
"작으면 사회생활 손해" 아이들 키 키우기 열풍
▲ (사진 위)키크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한 아이가 대구시내 한 병원 성장클리닉에서 성장검사를 받고 있다. (사진 가운데)성장호르몬주사를 맞고 있는 모습. (사진 아래)성장판이 열린 사진(왼쪽)과 닫힌 사진.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키크기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외모지상주의 세태 속에 키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감이 되거나 열등감에 사로잡히는 것은 물론 취업과 결혼, 대인관계 등에까지 영향을 미침에 따라 자녀들 키를 키우려는 부모들의 노력이 눈물겹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지역의 키 관련 산업도 날로 번창하고 있다.
 

▶키, 무조건 커야 돼요

김동수(17·고교 3년) 군은 지난해 12월부터 방과 후 대구시내 한 성장센터에서 키를 키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군의 현재 키는 171cm. 또래에 비해 작은 편이 아니지만 178cm까지 크고 싶다. 김 군은 이곳에 오기 전에는 병원을 다니면서 6개월 동안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기도 했다. 이 성장센터의 비용은 6개월에 400만 원 정도다. 김 군은 "주위에서 작지 않은 키라고 말해도 위안이 되지 않는다."면서 "키가 크고 싶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털어놨다.

키에 대한 요즘 부모들의 관심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성장클리닉 등에서 예상 키 검사를 해보지 않았다면 원시인 취급을 받는다. 김명주(33·여·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는 "아이의 성장검사를 아직까지 받지 않았다고 말하면 다들 이상하게 쳐다본다."고 말했다.

서민주(37·여·대구시 달서구 상인동) 씨는 최근 한 성장클리닉에서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성장검사를 받았다. 아이의 유전적 성장키는 173cm. 의학치료를 받을 경우 183cm까지 클 수 있다는 말을 들었지만 1년에 600만~700만 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는 말을 듣고 실망했다. 서 씨는 "내 키가 작아 아이도 작을까 하는 고민을 항상 했었다."면서 "키가 더 클 수 있다지만 비용이 너무 부담되기 때문에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의원 성장클리닉에는 2~4세 아이들의 부모가 많이 찾는다. 이범주(45) 수성 함소아한의원 원장은 "한의원을 찾는 부모들 가운데 아이들의 키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부모들은 찾기 힘들다."면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또래에 비해 작지 않은지 궁금해한다."고 말했다.

 

▶키 관련 산업 '쑥쑥'

대구시내 병원 및 한의원의 성장클리닉과 성장센터에도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성장센터의 비용은 6개월에 400만 원이며, 병원 성장클리닉의 경우 성장호르몬 주사 비용은 한 달에 50만 원 정도 든다. 한의원의 경우 비용은 한 달에 30만~48만 원 정도.

대구시내 한 성장센터 관계자는 "성장기가 끝날 무렵인 초교 5, 6학년생과 중 1학년이 주로 찾는다."면서 "또래보다 작은 아이들이 90%를 차지하지만 평균인데도 좀더 크고 싶어하는 학생도 10%에 이른다."고 말했다.

박성규(45) 영남연합의원 원장은 "아이들의 성장검사를 신청하는 부모들이 1년 전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면서 "부모가 키가 작은 경우 자신의 콤플렉스를 보상하기 위해 아이들의 성장판이 닫혔는지 여부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주로 문의한다."고 말했다.

 

▶전문의의 진단 필요

전문가들은 원인은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컸으면 좋겠다고 하는 부모들이 문제라고 했다. 운동습관, 식습관 등 부적절한 부분 등에 대한 설명은 잘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게다가 올바른 치료를 받지도 않는다. 많이 먹으면 좋은 줄 알고 있어 소아비만도 급증할 우려가 있다.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의 남용으로 인한 영양불균형, 운동을 도외시한 공부시키기, 숙면을 방해하는 생활양식 등은 아이들의 키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대표적인 요인들이다. 또 아이들에게 외모보다 자신감과 개성, 내면적 성숙의 중요함을 가르쳐 키 콤플렉스를 갖지 않도록 하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철우 경북대병원 교수는 "키 작은 것은 질병이 아니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성장검사의 경우 오차가 많은 만큼 부모들은 아이들이 정말 작은 키인지 정확하게 확인하고 심각할 경우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정상적인 성장=나이에 따라 성장속도가 다르지만 사춘기가 끝나기 전에는 매년 5, 6cm 이상 자라야 한다.

▶저신장=같은 성(性)과 같은 또래의 어린이 100명을 키 순서대로 세웠을 때 앞쪽의 3명 이내에 해당하거나 연간 성장속도가 4cm 미만, 표준키에 비해 약 10cm 작은 경우에는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의사들이 말하는 키 크기 생활 방법>

▶영양 섭취=단백질, 비타민, 칼슘, 무기질을 충분히 섭취한다. 두유, 우유, 장어 등의 음식이 좋고 인스턴트나 청량음료, 짜거나 매운 음식은 삼가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공부, 수면, 식사, 휴식, 운동, 취미생활을 규칙적으로 한다. 아침식사는 절대 거르지 않고 기상과 취침시간, 식사시간을 일정하게 지킨다.

▶스트레칭=간단한 맨손체조를 매일 아침이나 저녁에 10분 정도 한다. 윗몸 일으키기, 줄넘기, 훌라후프 등의 운동도 좋다.

▶바른 자세=정좌, 횡좌, 책상다리는 피한다. 무거운 가방은 좌우 교대로 들고 오래 걷거나 서 있는 것을 삼간다.

▶숙면=수면은 성장의 시간이므로 수면시간(오후 10시~오전 2시)을 지키고 숙면을 취한다. 잠들기 전에는 몸을 최대한 이완시킨다.

▶운동=농구, 줄넘기, 달리기, 조깅, 자전거타기 등은 유익하지만 레슬링, 유도, 씨름 등은 해로운 운동이다.

 

<의사들이 말하는 키에 도움이 되는 음식>

▶단백질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지방을 제외한 살코기 부분

-고등어, 조기, 갈치, 정어리 등 생선류

-콩, 두부 등 콩으로 만든 식품

▶칼슘과 무기질

-우유, 치즈, 요구르트 등 유제품

-멸치, 뱅어포 등 뼈째 먹는 생선

-미역과 해조류

-사골

▶비타민

-시금치, 당근, 호박 등 야채류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

-표고, 양송이, 느타리 등 버섯류

-감, 귤, 딸기 등 과일류

▶식이섬유소

-잡곡류, 해조류, 과일과 야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