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아이를 외톨이로 만드는 엄마들

cassia 2007. 6. 15. 13:12

아이를 외톨이로 만드는 엄마들

 

[한겨레] 학교 갔다 돌아오는 딸아이 얼굴이 밝지가 않다.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더니 딸아이가 흥분하며 이야길 하기 시작했다. 자초지종은 이렇다.

한 아이가 준비물을 안 가져온데다, 수업시간에 자꾸만 떠들자 화가 난 도덕 선생님이 그 아이더러 떠들지 말라고 한 다음 다른 아이들처럼 교실 뒤에 10분간 서 있다가 들어가라고 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반성을 하기는커녕 “내가 뭘 잘못했냐고요?” 하면서 선생님에게 대들었다.



벌을 서는 도중인데도 계속해서 선생님 말씀 도중에 툭툭 끼어들며 “이 바보 선생님아, 내가 뭘 잘못했는지 말해 봐요”라고 소리치며 계속 수업을 방해했다. 수업은 엉망진창이 되고 도덕 선생님은 화가 많이 나셨다.

딸아이는 그 친구가 평소에도 수업을 자주 방해한다고 한다. 모둠으로 하는 실험이나 청소 등을 할 때도 그 친구 마음대로 해야지 안 그러면 난리가 난다는 것이다. 많은 아이들이 여러 면에서 불편해하고 스트레스를 받지만, 아이들은 웬만하면 그 아이 비위를 다 맞춰 준단다.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에 그 아이에게 어떤 점이 왜 잘못되었는지 따져 보라고, 잘못된 것은 똑바로 잡아야 되는 거 아니냐고 했더니 딸아이는 비위 맞춰주는 게 오히려 편하다고 했다.

의아해하는 엄마 표정을 보더니, 딸아이는 얼마 전 그 친구 엄마가 찾아와서 선생님에게 했다는 말을 전했다. “자기 아이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우리 아이를 내 스스로 지킬 것이다”라고 하며, 자기 아이가 어떤 잘못을 하든 간에 절대로 벌을 세우거나 한 대라도 때리지 말라고 했단다.

그래서 딸아이에게 분명하게 말해줬다. 엄마가 자식을 지키는 것은 좋은 일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내 아이만 챙기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이다. 그 친구가 성인이 되었을 때 만나는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그 아이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무작정 그 사람 비위를 맞춰 주지는 않을 것인데 그땐 그 아이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 보라고 말이다.

어느 유명한 철학자가 말하길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아이를 위한다는 이유로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불편을 끼쳐서는 안 될 것이다.

임명남/〈똑똑한 아이로 키우는

일하는 엄마의 야무진 교육법〉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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