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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중 논술시장 거품 꺼진다…“일부 신문 논술사업도 광풍에 일조”

cassia 2007. 3. 26. 06:07

초·중 논술시장 거품 꺼진다…“일부 신문 논술사업도 광풍에 일조”

 

 

[쿠키 사회] 박유성 고려대 입학처장은 “이번 대학들의 입시 전형은 논술 광풍을 엄청나게 완화한 긍정적 효과도 있다. 전형발표후 논술시장이 많이 냉각됐다”고 했다.

아직까지 사교육계에서 이런 징후는 포착되지 않는다. 다만 논술학원에 보내야 할 지 고민하는 초등·중학생 부모는 늘고 있다고 한다. 입시전문가들은 논술시장 거품이 완만한 속도로 꺼질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논술학원 보내야 하나=중2 아들을 둔 학부모 남모(41·여)씨는 최근 대학들이 발표한 입시안을 보고 “안도감을 느꼈다”고 했다. 아들 성격이 꼼꼼하지 못해 논술에 불리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대학수학능력시험 비중이 높아진다고 하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 것. 남씨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고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엔 논술 학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모(40·여)씨는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계속 논술학원에 보내야할 지 걱정이다. 그는 “논술이 엄청 중요해진다고 해서 작년부터 영어대신 논술을 시켰는데 최근 보도를 보니 차라리 다른 걸 가르쳐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고교 교사들도 논술과 수능 사이 어느 분야를 더 강조해 가르쳐야 할 지 고민중이다. 인천
제물포고 김성동 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서 논술 중요도가 지난해에 비해 줄어든 게 아니냐는 말이 돈다”며 “논술 가르치는 비중의 축소를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서고 박홍인 교사는 “어차피 수능 위주로 하면 논술도 잘하게 돼 있다”며 수능 위주로 올 입시 지도를 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초등 논술시장 조정단계 거칠 것=논술 사교육 업계는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B사 논술연구소 이주영 기획실장은 “통합논술이 앞으로 강화될 것 같고 논술을 정규과목화 하겠다는 교육부 발표도 있었으므로 공격적으로 사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E사 홍동호 평가이사도 “논술이 변별력을 가질 수 있도록 대학들이 난이도를 조절하고 있다”면서 “시험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수요가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초등·중학교 논술 시장은 대입안과 상관없이 이미 과열상태이므로 조정 단계를 거칠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않다. 필요이상으로 논술 비중이 과장됐기 때문이다. 더구나 초등생 논술시장은 전문지식이나 자격이 없어도 가르칠 수 있어 자격 미달의 강사들이 너도나도 뛰어든 형국이다.

서울 대치동 한 학원장은 “이번 대입안은 수요가 줄기 시작한 초등논술 시장에 거품을 더욱 줄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영일 교육컨설팅 대표는 “학부모들이 변화를 알아차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겠으나 이번 대입안 영향이 결국엔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논술사업을 하는 일부 신문사들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사업을 하느냐도 논술 광풍이 수그러드는 데 있어 관건이다. 입시전문가들은 최근 1∼2년간 일부 신문사가 논술 중요성을 강조하는 보도를 싣는 동시에 논술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황규호 이화여대 입학처장은 “초등학생까지 논술 열풍이 분 데는 (논술사업을 하는) 언론도 많이 도와준 것 아니냐”고 했다. 한 입시전문가는 “논술에 대한 초중생 수요가 지금보다 줄 것은 확실하지만 그 속도는 신문들이 어떻게 논술 중요성을 보도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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