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학생이 인터넷으로 담임 선택

cassia 2007. 2. 23. 02:36

[단독] 학생이 인터넷으로 담임 선택 ‘충암고의 실험’…찬·반 팽팽

 


 

[쿠키 사회] 서울 충암고가 국내 최초로 1학년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담임교사 선택제를 실시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충암고 측은 22일 교육 수요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해 담임교사 선택제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충암고가 도입한 이번 제도에 대해 ‘획기적인 실험’이라는 긍정론과 ‘위험한 도박’이라는 부정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획기적 실험=충암고는 지난 15일 오전 9시부터 10시까지 1시간 동안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담임교사 선택제를 실시했다. 대상은 1학년 신입생으로 한정했으며 인터넷으로만 접수했다. 한 학년이 20반이기 때문에 예비 담임교사 20명이 후보로 올랐다. 학교 측은 특정 과목에 학생들이 몰릴 것을 우려해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과목 등 5개 주요 과목 교사들로만 후보를 구성했다.

신입생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가입을 한 뒤 원하는 담임교사와 학급을 클릭해 스스로 선택했다. 선착순 접수였기 때문에 학급 정원 37명이 초과되면 다른 담임교사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학교 측은 대상이 신입생인 점을 감안, 충분한 정보 제공을 위해 지난 12일부터 담임교사들의 사진·과목·학급운영 방침 등을 가정통신문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전체 신입생 789명 중 담임 선택제 대상 학생은 739명. 야구부 등 특기자 34명, 등록 포기자 11명, 전학자 예정자 5명 등은 제외했다.

접수 결과 739명 중 651명이 직접 신청해 88%의 높은 등록율을 보였다. 담임 교사를 선택하지 않은 88명은 성적 등을 반영해 반이 배정됐다. 또 교사 20명 중 12명은 정원을 채웠고 8명은 미달이었다. 특히 2명의 교사는 1분 안에 접수가 마감되는 기록을 세웠다. 학교 측은 교사들의 사기를 고려해 정원 미달 여부를 교사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김창록 교장은 “
고교 평준화 틀을 깨지 않는 상태에서 교육수요자인 학생들을 배려하기 위해 도입했다”며 “담임교사 선택제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경우 2·3학년으로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서울시 교육청은 “학생들의 교육 효과가 높아지고 교사들 간에 선의의 경쟁이 벌어지는 등 학교 현장의 변화를 몰고올 획기적인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위험한 도박=비판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1학년 담임을 맡지 못한 제2외국어와 예체능계 교사들을 중심으로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또 늦게 접수했다는 이유로 원하지 않는 담임과 1년을 보내야 하는 것은 불평등하다며 선착순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다.

전국교직원노조는 학교의 학원화를 우려했다. 한만중 정책실장은 “마치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매하듯 학생이 교사를 선택하는 것은 인성교육 등 교육의 근본을 도외시한 매우 도박적인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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