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교실

추석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cassia 2006. 10. 4. 15:31

추석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즐거운 추석되세요는 잘 못 된 말입니다.

 

추석을 즐겁게 보내거나, 재밌게 누릴 수는 있지만,
'즐거운 추석' 자체가 될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즐거운 추석 되세요.'는 영 어색한 말입니다.
굳이 따지면 문법적으로도 맞지 않습니다.
'-되세요.'라는 명령형으로 인사를 한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이런 것은 아마도 영어 번역투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따라서,
'즐거운 추석 되세요.'는
'추석을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추석을 즐겁게 보내시길 빕니다.',
'추석 즐겁게 보내세요.'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즐거운 여행 되세요, 즐거운 관람 되세요, 행복한 하루 되세요, 즐거운 쇼핑 되세요, 좋은 시간 되세요, 안전한 귀성길 되세요, 푸근한 한가위 되세요 따위도 모두 틀린 겁니다.
사람이 여행, 관람, 하루, 쇼핑, 시간 따위가 될 수 없잖아요.
사람이 즐겁게 여행하고, 재밌게 보고, 행복하게 보내고, 즐겁게 시장을 보는 겁니다.

 

좀 삐딱하게 나가볼까요?

저에게 '즐거운 하루 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저더러 '하루'가 되라는 말이니까,

어떻게 보면 '하루살이'가 되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에 이런 큰 욕이 어디 있겠습니까?

저는 절대 '하루'나 '하루살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또,

'오늘도 행복한 날 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저더러 '날'이 되라는 말이니까,

어떻게 보면 '날파리'가 되라는 말일 수도 있습니다.

이거 저에게 욕한 거 맞죠?

저는 절대 '하루살이'나 '날파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이대로 살게 그냥 놔두세요. ^^*

 


여러분,
추석 잘 보내시고,
추석 잘 쇠시고,

고향 잘 다녀오시고,
추석을 즐겁고 행복하고 푸근하게 보내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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