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 ‘보석’에 담긴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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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 지킴이’ 최병성 목사가 한가위에 드리는 소중한 선물 “물방울 아름다움 보는 이가 마음속 행복도 찾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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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다음 / 글, 사진 = 최병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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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의 명절 추석.
이제 연휴가 끝나갑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모처럼 선물 꾸러미를 들고 가족과 친지를 찾으셨을 것입니다. 설사 고향에 가지 못하신 분들도 마음이
담긴 작은 선물만은 잊지 않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 즐거운 추석에 저 역시 여러분들에게 작은 선물을 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선물이냐고요? 우리의 눈과 마음을 더 행복하고 즐겁게 만들어줄 예쁜 선물입니다. 자, 함께 선물 보따리를 풀어볼까요.
바로, 세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더 영롱하고 아름다운 물방울들입니다. 소중한 명절 추석을 맞아 임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고픈 마음으로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여기
있는 사진들은 지난 5월 ‘새벽이슬展’ 뒤에 찍은 ‘따끈따끈’한 물방울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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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 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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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찬란한 보석 물결처럼 행복이 퍼지길… |
세상만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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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꽃을 물방울들이 저마다 품어서 수를 놓고 있다. 세상만사, 보는 사람에 따라 각각 다양한 느낌으로 행복해야
하지 않을까. |
주렁주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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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에 듬뿍 담긴 꽃처럼 행복한 마음이 한가위 보름달처럼 가슴 가득
안긴다면… |
노랑보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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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색 야생화도 물방울 안에서 행복한 보석이
되고… |
추수의 계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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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과 물방울이 만나 한 곳을 향해 달려가듯이, 행복을 추수하는 계절이
되길… |
영롱한 맺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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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산물일 진주처럼… |
저는 비가 올 때마다 ‘오늘은 숲 속에 어떤 그림들이 그려져 있을까’ 하는 호기심과 기대로 들뜨곤
합니다.
비가 그친 뒤 숲은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답고 휘황찬란한 물방울들이 가득한 ‘보석들의 바다’로 변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태풍이 몰고온 큰비가 아닌 적당한 비가 내릴 때 얘기이긴 하지만요.
숲 속 나뭇가지와 풀잎마다 다양한 모양으로 맺혀 오색찬란한 빛을
품고 있는 물방울들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입니다.
동글동글한 물방울들은 주위 사물들의 빛깔을 그대로 빨아들인 듯 저마다 다른 색으로
반짝입니다. 노랑보석, 파랑보석, 빨강보석, 초록보석, 분홍보석, 보라보석…. 그야말로 숲은 ‘보석가게’라 할 만도 합니다.
과연
세상 어느 보석가게가 이처럼 놀랍고 환상적인 보석들을 이토록 많이 갖고 있을까요? 물방울은 정말, 사람은 그 누구도 만들 수 없는, 하늘이 값도
없이 내려준 선물임이 분명합니다.
이런 물방울 보석들을 아무나 찾아볼 수 있냐고요? 물론이지요. 물방울 보석들은 결코 특별한
장소에만 생기거나 특별한 사람에게만 보이는 게 아닙니다. 누구나 마음을 열고 눈높이를 맞추면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들이지요.
하긴
아쉬운 점이 좀 있긴 합니다. 해가 뜨고 바람이 불면, 그토록 무지개빛으로 아름답던 물방울 보석들이 어디론가 자취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만다는
것이지요. 심지어 사진을 찍고 있는 그 짧은 순간에도 물방울은 눈에 띄게 작아지곤 합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깨닫게 되는 것도
있습니다. 잠시 뒤면 사라지는 물방울 보석들은 제게 ‘미룸의 습관’을 버리라고 이야기해줍니다. ‘내일’이 아니라 ‘오늘’, 즉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의 행복을 느끼라고 가르치는 것이지요.
많은 사람들이 ‘여기’보다는 ‘저기’가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 이
순간의 행복을 놓치고 살아갑니다. 그러나 우리가 찾던 ‘저기’에 이르러 보면 행복은 또다시 ‘저기’로 달아나 있습니다.
우리는 매번
미래의 언젠가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며 행복을 미루지만, 사실 이건 자신을 속이는 기만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내일 얻게 될
그 무언가에서 오는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것들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행복에 이르는 길은 우리의 관심을 불확실한
미래의 어떤 것으로부터 지금 이 순간 내가 가진 나름의 부유함으로 돌리는 데 있습니다.
우리 마음의 풍요로움은 통장에 쌓아놓은
잔액이 아니라 매사에 감사하는 삶의 태도에서 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를 꿈꾸는 어리석음을 버려야 할
때입니다.
연휴가 끝났다 하더라도 앞으로 시간이 날 때마다 풀밭으로 나가보세요. 그리고 약간만 관심을 갖고, 열린 눈과 마음으로
주위 풀잎 끝에 매달려 있는 물방울들을 바라보세요. 물방울 속에 참 많은 아름다움들이 들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이토록 작은 물방울 속에 세상의 모든 아름다운 빛깔과 모습들이 담겨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때, 저와 여러분은 그토록
찾던 행복이 작디작은 내 마음속에 숨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행복한 한가위 잘 마무리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름다운 것들 / 양희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