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의 시배달 - 유혜빈 「미주의 노래」
유혜빈 「미주의 노래」을 배달하며
마음의 소리는 어떤 것일까요. 말이나 언어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겠지요. 말 없는 순간에도 우리는 마음을 전하거나 읽을 수 있으니까요. 모국어로 삼아 구사할 수 있는 말이 서로 달라도 사람과 사람이 만나면 정말 중요한 것들은 다 알 수 있으니까요. 이런 생각 끝에 도달한 결론, 아마 마음의 소리는 웃음이나 울음 혹은 노래에 가까운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일까요. 왜 마음먹기도 전에 들어차 있을까요. 이렇게나 가깝고도 먼 것일까요.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이길래 누구는 볼 수 있고 누구에게는 보이지 않을까요.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변했다가 변한 마음에 겨우 적응할 때쯤에 또다시 사라지는 것일까요.
언젠가 희미하게나마 볼 수는 있을까요. 끝자락이라도 손에 쥘 수 있을까요. 아무것도 없어 비어 있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그때쯤이면 텅 비어 있는 그 공간을 내 마음대로 채울 수 있을까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는 어떤 마음을 처음 품어야 할까요.
어떤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요.
문학집배원 시인 박준
출전 : 『창작과 비평 189호(2020.가을)』창비 2020
작가 : 유혜빈
출처 : 문학광장 2022. 1. 13(목) 원문 ▶https://munjang.or.kr/archives/284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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