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 『스모킹 오레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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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 『스모킹 오레오』 를 배달하며
한 가지 스포일러를 미리 말하자면, 저 위 문장에 등장하는 정아는 죽습니다. 그것도 누군가가 발사한 총알에 맞아 죽고 말죠. 정아는 늘 걱정을 안고 살던 친구입니다. 골든레트리버가 자신을 물을까 걱정하고, 화재가 일어날까 걱정하고, 자신의 아이가 알 수 없는 병으로 쓰러질까 봐, 교통사고를 당하게 될까 봐, 전전긍긍합니다. 그리고 그 전전긍긍에서 벗어나고자 매주 30만 원을 내고 의사와 상담합니다. 30만 원어치의 안심을 얻는 것이죠. 한데, 저 의사의 말이 좀 이상하진 않나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안심을 주는 말이라곤 하지만, 어쩐지 자꾸 그런 일을 예감하게 만드는 말 같습니다. 불안과 안심을 동시에 품고 있는 문장. 정아 역시 그걸 알고 있지만, 계속 의사를 찾아옵니다. 불안이 커질수록 안심 또한 커지고, 안심은 불안이 없으면 혼자 유지될 수 없으니까요. 그러니까 저렇게 의사의 끔찍한 ‘양재천 악어’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의 안심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 우리의 마음은 한 가지로 말해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학집배원 소설가 이기호 2020.10.29 (목) / 사이버문학광장 문장
작가 : 김홍
출전 : 『스모킹 오레오』 p27~p30. (자음과 모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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